두 차례 금리인하에도…생산·소비·투자 8개월 만에 '트리플 감소'

금통위 11월 금리동결 속 10월 산업동향 위축
앞선 금리인하 효과 연말께 반영 예상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 과장이 29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19년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브리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올 10월 생산·소비·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활동 동향의 3대 지표가 동반 감소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8개월 만이다.

한국은행은 29일 열린 올해 마지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지난 7월과 10월 단행한 두 차례 금리인하 효과를 지켜보자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월 동향에서는 아직 금리인하의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한은은 금리인하의 효과가 통상적으로 6개월 후에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계절조정, 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4% 감소했다. 지난 9월 -0.4%로 석 달 만에 감소로 돌아선 뒤 2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통계청은 "서비스업과 건설업이 증가로 전환했음에도 자동차와 전자부품 등을 중심으로 광공업 생산이 감소하면서 산업생산이 감소를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분야별로 보면 광공업 생산이 전월 대비 1.7% 감소했다. 반도체 등이 증가했으나 자동차와 전자부품 등이 줄어 제조업 생산은 전월 대비 1.5% 줄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로 작년 8월부터 1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제조업 가동률지수도 자동차, 기계장비 등이 줄면서 전월 대비 3.1% 감소했다. 올 2월(-4.6%)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을 나타내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2%로 전월보다 2.3%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제조업 생산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서비스업 생산은 도소매, 금융·보험 등에서 감소했으나 숙박·음식점, 정보통신 등이 늘어 전월보다 0.3% 증가했다. 숙박·음식업은 3.1%, 정보통신은 1.9%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도소매는 1.1%, 금융·보험은 0.8% 각각 감소했다.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보다 0.5% 감소했다. 소매 판매는 지난 8월 3.9% 증가해 8년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가 9월 -2.3%로 다시 감소로 전환한 데 이어 2개월째 감소를 이어갔다.

통신기기·컴퓨터는 늘었지만 승용차, 가전제품, 가구는 줄면서 내구재 판매가 전월보다 2.3% 줄었다. 의복을 중심으로 준내구재 판매도 2.8% 줄었다. 음식료 등 비내구재 판매는 1.4% 증가했다.

지난달 설비 투자는 전월 대비 0.8% 감소했다. 건설업체가 실제로 시공한 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불변)은 전월보다 1.7% 증가했다. 2조8000억원 규모의 인천 대형 도시개발 사업이 영향을 미쳤다. 향후 건설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건설 수주(경상)는 1년 전 같은 달보다 33.3% 증가했다. 경기 지표는 엇갈렸다. 경기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져 9월 보합 이후 하락 전환했다. 앞으로의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라 2개월째 상승했다.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은 2017년 4~6월 이후 28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은의 금리인하 효과는 연말에 나타날 것이란 전망이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제조업 생산은 여전히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으나 ICT를 제외한 분야는 지지부진한 흐름"이라며 "미중 무역분쟁 수위 조절과 금리인하에 따른 심리 개선 효과는 연말께 실물지표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