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범 '성폭행 사건' 첫 공판서 "혐의 인정 않는다" 전면 부인

"재판 통해 밝히겠다"…30여개 공소사실 부인하며 무죄 주장
심석희 증인 출석해 화상으로 비공개 진술…7시간여만에 종료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선수인 심석희를 상대로 3년여간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가 29일 첫 공판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수원지법 형사15부(송승용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조재범 성폭행 사건' 첫 공판에서 조 씨 측은 30여 개에 달하는 혐의 사실에 대해 "모두 인정하지 않는다.

재판을 통해 밝혀내도록 하겠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성범죄 기소 후 처음으로 일반에 모습을 드러낸 조 씨는 파란색 수의를 입고 수척한 얼굴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조 씨 변호인은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항목별로 "해당 일시·장소에서 두 사람이 만난 적이 없다", "당시 훈련이 있어서 두 사람이 만난 사실은 있으나 그런 행위(성범죄)를 한 적이 없다"는 등 혐의를 부인하는 변론을 했다.

조재범 "최고의 선수로 육성하고 싶었다"…성폭행 부인 / 연합뉴스 (Yonhapnews)
재판부는 이날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한 이 사건 피해자 심 씨의 심리적 안정을 위해서 법정이 아닌 화상 증언실로 출석하도록 조처했다.

화상 증언실에서 증언한 내용은 비디오 중계 장치를 통해 법정에서 조 씨를 제외한 재판부, 검찰, 변호인이 볼 수 있게 돼 있다.재판부는 "피해자의 입장을 고려해 증인신문은 이날 하루에 마치도록 하되, 비공개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심 씨는 자신의 변호인과 동석해 피해 당시 상황 등을 증언했다.

증인신문 과정에서는 이번 사건 수사의 결정타가 된 심 씨의 피해 심정 메모 등에 대한 신문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심 씨는 조 씨로부터 피해를 봤을 때에 "오늘은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는 식으로 당시의 심정과 범행일시, 장소 등을 적어둔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0시 시작돼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첫 공판은 오후 5시가 넘어 7시간여 만에 끝났다.
조 씨는 심 씨가 고등학교 2학년이던 2014년 8월부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직전인 2017년 12월까지 태릉·진천 선수촌과 한국체육대학 빙상장 등 7곳에서 30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거나 강제로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씨의 범죄사실 중 심 씨가 고등학생이던 2016년 이전의 혐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한편, 조 씨는 성범죄 사건과 별개로 심 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올해 초 항소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다.다음 재판은 다음 달 20일 열릴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