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생산·소비·투자 동반감소…"올 성장률 2% 달성 버거워져"

경기선행지수 28개월만에 두달 연속 상승…"경기전망 긍정적 신호"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가 8개월 만에 동반 감소하면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지표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올해 2%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려면 4분기에 1.0% 이상 성장해야 하는데, 4분기 첫 산업활동동향 성적표가 부진하기 때문이다.

반면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 선행지표는 두 달 연속 상승해, 28개월 만에 연속 상승 기록을 세우면서 경기 전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 생산·소비·투자 8개월 만에 동반감소…경기선행지표 2개월 연속↑
29일 통계청이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는 8개월 만에 전달 대비 동반 감소했다.

생산(전산업생산 9월 -0.4%, 10월 -0.4%)과 소비(소매판매 9월 -2.3%, 10월 -0.5%)는 두 달째 감소세고, 설비투자(-0.8%)는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산업생산 감소는 서비스업 생산이 0.3% 늘어 한 달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광공업 생산이 1.7% 감소한 탓이다.서비스업 생산은 숙박음식점업이 3.1% 늘어 2015년 7월(8.3%)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덕을 봤다.

광공업 생산은 자동차 생산이 세단형 차량 생산 감소로 4.4%, 전자부품 생산이 중국의 저가 공급으로 인한 TV용 LCD 등 디스플레이 패널 생산 감소로 7.0% 각각 줄어든 탓에 감소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도 72.3%로 올해 6월(72.0%) 이후 가장 낮았다.제조업 가동률지수의 하락 폭은 -3.1%로 올해 2월(-4.6%) 이후 8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는 1년 전보다 2.0% 떨어져 지난해 8월 이후 15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4로 전월보다 0.1포인트 하락했다.

석 달 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반면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7로 전월보다 0.2포인트 올랐다.

9월에 6개월 만에 반등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다.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은 2017년 4∼6월 이후 28개월 만에 처음이다.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은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두 달 연속 상승한 것은 향후 경기전망에 긍정적 신호가 강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아직은 동행지수가 하락하고 있어 향후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고 판단 내리기는 어렵다" 말했다.

◇ 경제전문가 "경기 흐름 바닥…올 성장률 2% 달성 상당히 버거워져"
산업생산을 필두로 10월 산업활동동향 성적표가 부진하게 나오면서 4분기 GDP 증가율이 1.0% 이상을 기록해, 올해 2% 경제성장률 달성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경기는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지만, 아직 경기 바닥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아직 경기 바닥이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 "생산과 소비, 투자가 전반적으로 부진한데, 경기선행지수 산출에 영향을 주는 기계류 수주와 건설수주는 두 달 연속 꽤 늘었지만, 이 지표만으로 좋아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2% 성장률 달성이 상당히 버거워진 것은 맞다"라면서 "올해 성장률이 4분기 GDP에 달려 있는데, 10월 지표가 이렇게 나오면, 11월과 12월 지표가 상당히 좋아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기가 바닥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10월 지표가 그렇게 좋지 않은 것으로 봐서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성장률 2% 달성에 아예 희망이 꺼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 반등 가능성이 조금씩 보인다"면서 "다만 실물경기가 좋아진다는 것을 확인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그는 "지금 경기 흐름이 바닥인 것 같다"면서 "경기가 반등하더라도 장기간 지속이 가능하거나 큰 폭으로 돌아서는 모습은 아닐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