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해 넘기는 과천 지식정보타운 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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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 재심의 안건 부결부동산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 분양이 해를 넘기게 됐다. 과천시와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분양가에 대한 입장 차이를 끝내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집값 과열을 식혀줄 지정타 공급 일정이 또다시 무기한 연기되면서 과천의 집값과 전셋값을 더욱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올해 과천의 집값과 전셋값 상승률은 수도권에서 압도적인 1등을 기록 중이다.
집값·전셋값 연일 천정부지
공급 일정 꼬이는 지정타 분양29일 과천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날 과천시에서 열린 분양가 심의위원회에서 지정타 S6블록 ‘푸르지오 벨라르테’ 분양가 재심의 안건이 부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공사인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이다. 위원회는 지난 7월 3.3㎡당 2205만원으로 분양가를 책정했다. 주변 아파트의 최근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대우건설, 금호산업, 태영건설, 원주민 토지주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 측은 “자체 산정한 분양가 3.3㎡당 2600만원보다 400만원가량 낮아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분양 일정을 중단한 뒤 재심의를 요청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위원회는 별다른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재심의에서도 분양가를 정하지 못해 연내 분양 일정을 잡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며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임대후 분양 등 다른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8년간 임대후 분양하면 분양가 심의위를 거치지 않고 분양가를 정할 수 있다.푸르지오 벨라르테의 분양 일정이 꼬이면서 다른 건설회사 분양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현재 S9블록의 ‘과천제이드자이’ 분양 일정도 잠정 중단됐다. 내년으로 예정된 S1블록, S4블록 등 4개 단지의 분양 일정도 오리무중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과천에는 지정타 분양을 노리고 해당 지역 우선공급을 받기 위해 전입해온 사람이 상당수 있다”며 “예비 청약자는 물론 지정타 택지 토지주들의 반발이 상당히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
천장 뚫린 과천 매매·전세 가격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과천시의 올해 아파트값 누적상승률(이달 25일 기준)은 7.16%다. 전국 규제지역 중 단연 1위다. 매매가 상승률 2위인 구리시(3.73%)를 크게 앞섰다. 지난 6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에서 제외되면서 매매시장에서 과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전했다.
과천시 주간 매매가격은 이번주 0.89% 올랐다. 분양가 상한제 발표가 나오기 전주만 해도 0.51%였던 상승률이 발표 이후 두 배가량으로 치솟았다.
전셋값 상승률은 더 가파르다. 올 들어 전셋값 누적상승률은 8.78%로, 전국 규제지역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전용 84㎡ 기준 전세 10억원대 시대도 열렸다. 중앙동 래미안에코팰리스 전용 84㎡(14층)는 지난 15일 전세보증금 10억원에 계약이 이뤄지며 전세 신고가를 경신했다. 보름 전 대비 1억5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원문동 래미안슈르 84㎡는 9억원을, 과천 주공8단지 등 구축도 6억원을 넘어섰다. 원문동 A공인 관계자는 “신축, 구축을 막론하고 매물이 없어 최소 내년 2월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물량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지정타 등의 신규 분양을 노린 전세 대기 수요가 계속 유입되는 게 전셋값 급등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올해 과천의 신규 아파트 입주 물량은 한 가구도 없었다. 지난해 역시 500여 가구에 그쳤다. 안명숙 우리은행 부동산투자지원센터 부장은 “재건축을 위한 이사 수요와 청약을 위한 이주 수요가 더해진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과천에는 청약통장 1순위자가 적어 해당 지역 우선공급 물량의 당첨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GTX-C 노선 확정, 지정타 분양, 7000가구 규모 신규 택지 개발, 재건축 등 각종 개발 호재에 신규 입주물량 부족 현상까지 고려하면 전세시장 과열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최진석/최다은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