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 귀촌 택한 KT맨, 오미자·사과 수제맥주로 연매출 1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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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주광 가나다라브루어리 대표
농림축산식품부 'A-벤처스' 선정
내년엔 1만여㎡ 공장 신설 계획
그는 KT에서 마케팅을 담당하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마음 한편에 늘 창업에 대한 욕망이 있었다. 경북 문경으로 귀농해 수제맥주 회사를 창업하게 된 건 우연이었다. 아버지의 소개로 문경의 양조사를 만나게 된 것이 계기였다. 문경 특산물인 오미자를 원료로 한 ‘오미자 맥주’를 알게 됐고 양조사와 대화하면서 ‘돈이 되겠다’고 생각했다. 해외 수제맥주가 장악하고 있는 국내 수제맥주 시장을 문경 브랜드로 파고들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섰다고도 했다. 그의 귀농은 이처럼 농업의 사업적 가능성에서 비롯됐다.배 대표는 양조사들과 함께 ‘문경새재 페일에일’ ‘오미자 에일’ ‘점촌IPA’ 등 지역색이 물씬 풍기는 브랜드를 선보였다. 지역 양조사들을 채용해 문경 특산물인 오미자 고유의 맛을 최대한 뽑아내는 데 주력했다. 최근엔 문경의 또 다른 대표 작물인 사과를 활용해 ‘사과 한잔’이라는 술도 개발했다. 물, 효모만 이용해 사과가 가진 고유한 맛을 그대로 살린 탄산 사과주다. 문경 사과는 당도가 높아 따로 설탕을 넣지 않아도 된다. 이 제품은 사과즙에 포함된 끈적한 탄수화물 중합체인 펙틴을 제거하는 기술이 적용됐다. 제조법 특허까지 출원했다. 배 대표는 “젊은 층의 소비패턴과 취향을 공략하기 위해 맥주 도수는 4.5도 안팎으로 낮췄다”고 말했다.
배 대표는 문경 식당, 술집 등을 돌아다니며 직접 거래처를 발굴했다. 초창기엔 이름 없는 맥주라며 거절당하고, 초기 품질 관리에 실패해 쓴맛을 본 적도 있다. 지금은 호텔, 유명 레스토랑, 펍 등 300여 곳에 납품하고 있다. 건물 전체가 한옥 스타일로 이뤄진 가나다라브루어리 양조장은 문경에 오면 꼭 들러야 하는 관광 명소 중 하나로 꼽힌다. 매년 찾아오는 방문객은 1만2000명가량이다. 양조 과정을 보여주고, 시음도 할 수 있는 체험형 매장이다.
FARM 김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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