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평화협상 재개 언급 시기상조"…트럼프와 '밀당'

트럼프, 추수감사절에 아프간 미군 주둔 부대 깜짝 방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프가니스탄을 깜짝 방문해 무장반군조직 탈레반과 평화협상 재개를 선언했지만, 탈레반은 언급 자체가 시기상조라며 '밀당'(밀고 당기기)을 이어가는 모양새다.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AFP통신, EFE통신과 인터뷰에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 발언과 관련, "현재로서는 협상 재개를 언급하는 것은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이는 그동안 조속한 협상 재개를 요구하던 입장과는 사뭇 다르다.

미국은 2001년 9·11 테러 뒤 18년째 진행 중인 탈레반과 전쟁을 종식하고, 미군을 철수하고자 작년부터 평화협상을 진행해 지난 9월 2일 합의안을 마련했다.하지만, 탈레반이 미군 1명 등 12명이 사망한 자살폭탄 테러 배후를 자처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

이후 탈레반은 러시아, 이란, 중국, 파키스탄 등 '반미진영'을 방문해 협상 재개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특히 탈레반은 이달 19일 3년 동안 억류한 미국인 교수·호주인 교수 등 2명을 아프간 정부군에 붙잡힌 탈레반 포로 3명과 맞교환하며 협상 재개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추수감사절을 맞아 아프간의 미군 주둔 부대를 깜짝 방문한 자리에서 "탈레반은 협상을 원하고, 우리는 그들과 만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간에 2시간 30분가량 머물며 현지에 파병된 미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과 짧은 양자 회담도 개최했다.

전문가들은 평화협상 타결을 위해서는 탈레반이 몇 가지 양보를 더 해야 하고, 지난 9월 28일 치러졌으나 발표가 계속 늦어지는 아프간 대선 결과도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주목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