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與 민생법안 처리요구 거절"…필리버스터 강행 여론전(종합)

'민생 볼모' 비판론 차단 주력…필리버스터 투쟁 이어가기로
"靑 별동대가 선거도둑질" '친문게이트' 주장…신보라·정미경은 "단식 계속"
자유한국당은 30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문희상 국회의장이 전날 국회 본회의를 무산시켜 민생법안 처리를 외면했다며 역공을 펼쳤다. 한국당이 본회의 안건 199건에 대한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신청하자, 여당이 본회의 참석을 거부하고 문 의장이 '의결정족수 미달'을 이유로 본회의를 열지 않은 점을 거론한 것이다.

한국당을 향해 '어린이 교통안전 강화를 위한 민식이법 등 민생법안을 볼모로 한 필리버스터'라는 비판이 거세지자, 민식이법 등의 처리 불발은 여당 책임임을 부각하며 반전을 꾀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필리버스터 투쟁'을 이어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서 "한국당은 어린이 안전법안, 그리고 각종 시급한 민생법안을 우선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며 "그 요구를 차갑게 외면한 쪽은 바로 여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필리버스터는 독재 악법을 막아 세우기 위한 법이 보장한 평화적이고도 합법적인 저지 수단"이라며 "우리의 저항의 대장정이 그토록 두렵다면 방법은 간단하다.

불법 패스트트랙을 철회하고, 터져 나오는 친문(친문재인) 게이트 국정조사를 수용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저항의 대장정'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도 논평에서 "여당은 (본회의에 상정된) 199개 법안 중 5개에만 필리버스터를 보장하면 나머지 민생법안은 다 처리하겠다는 한국당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해놓고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며 "민주당과 국회의장은 지금이라도 국민께 사죄하고 즉각 국회 본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당은 동시에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등을 소재로 여권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김정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이 별도 감찰팀을 동원해 김 전 시장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거론하며 "21세기 초유의 선거 도둑질, 민심 강탈을 위한 불법에 청와대 별동대까지 동원된 것"이라고 말했다.

전희경 대변인은 논평에서 2018년 6월 백 전 비서관 휘하 청와대 행정관과 황운하 당시 울산지방경찰청장, 송철호 당시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가 한 장어집에서 회동했다는 의혹 보도를 언급하며 "백주 대낮에 장어집에 모여 앉아 대국민 선거 사기극을 작당 모의했을 그들의 뻔뻔함과 대범함에 기가 찰 노릇"이라고 했다.

민경욱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대통령 친인척을 관리하는 백원우 특별감찰팀이 울산에 내려간 이유가 고래고기 때문이라고 한다"며 "대통령이 고래와 친인척 관계이냐"고 비판했다.
한편 이날 오전 박맹우 사무총장 등 지도부가 청와대 앞에서 단식 중인 정미경·신보라 최고위원을 찾아가 단식 중단을 설득했으나, 두 최고위원은 거부했다.

두 최고위원은 27일 황교안 대표가 단식 8일 만에 병원으로 이송된 이후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 몽골 텐트에서 4일째 동조 단식 중이다.

박 사무총장은 단식장소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가 거동이 어려운 만큼 제가 만류의 뜻을 전달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내일이고 모레고 계속 설득하겠다"고 했다.

다만 신 최고위원은 "흔들림 없이 묵묵히 이곳을 지키겠다"고, 정 최고위원은 "제가 바라는 것이 있다면 저의 단식 투쟁으로 대한민국이 지켜지는 것을 보는 일"이라고 각각 페이스북에 적는 등 단식 의지가 뚜렷한 상태다. 애초 두 최고위원 다음으로 김성원 대변인이 같은 장소에서 단식을 이어갈 예정이었으나 김 의원의 단식은 일단 보류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