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승엔터·휠라코리아·F&F…내년 실적 높이 뛸 조짐 보인다

저점 찍은 소비관련株
올 들어 소비재 종목들의 주가는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나라 밖으로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한국 기업의 수출이 위축되면서 소비 심리가 직격탄을 맞았고, 내부적으로는 쿠팡 등 온라인 사업자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유통업계 전체가 출혈 경쟁에 직면했다. 지난 2분기 이마트가 창사 이래 첫 적자를 기록한 건 이 같은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주 52시간 근로제 확산과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으로 노동비용 부담이 커진 점도 한몫했다.

내년에는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호수 한국경제TV 파트너는 “미·중 무역분쟁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최근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완화되고 있다”며 “고용률 등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고 주가지수도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쿠팡이 거래액 1위를 달성하는 등 주요 대형 온라인 유통업체들이 점차 수익성을 관리해야 하는 단계에 접어들면서 당분간 출혈 경쟁을 자제할 여지도 커졌다. 이들 채널을 이용하는 소비재 기업이 단가 인하 압력을 덜 받게 되면서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영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는 음식료품 부문이 반등의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신발 등 특화된 품목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의류업체도 실적 개선을 기대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도 “내년에는 노동비용 부담이 다소 완화되면서 내수 종목의 이익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며 “관련 기업의 이익 증가 폭은 기존 증권가 예상치보다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로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 10월 국내 면세점을 찾은 외국인은 180만6000명이었다. 면세점을 이용하는 외국인 관광객은 2016년 7월 191만7000명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중국 측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라 급감했다. 이제 사드 보복 이전 수준에 근접할 정도로 회복된 셈이다. 10월 면세점 매출은 2조187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4.5% 늘었다. 9월의 2조2431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많다.

한옥석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아모레퍼시픽, CJ제일제당 등을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한 파트너는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과 백화점 등에서 간판 상품 판매가 늘어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며 “CJ제일제당은 국내외에서 비비고 등 대표 브랜드의 인지도가 높아지는 게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서호수 한국경제TV 파트너는 휠라코리아, 화승엔터프라이즈, CJ CGV의 매수를 추천했다. 서 파트너는 “휠라코리아는 탄탄한 실적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뒤 최근 조정을 받았다”며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12배 수준으로 미래성장 가치로 보면 접근 가능한 구간”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 내 고단가 제품 수주 증가가 매출과 이익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며 “CJ CGV는 이미 2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완필 한국경제TV 파트너는 아모레퍼시픽, F&F, 쿠쿠홈시스를 수혜 종목으로 꼽았다. 그는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회복 국면에 진입했다는 사실을 입증했고 해외 수출 전망도 밝다”며 “F&F는 디스커버리의 견고한 브랜드 파워와 MLB 신발 브랜드의 도약이 실적 개선을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쿠쿠홈시스에 대해서는 “국내 렌털시장에서는 다소 정체돼 있으나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국가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