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실리콘밸리' 스콜코보 혁신센터…IT·바이오 등 2000개 스타트업 입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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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인근 '유럽 최대 벤처 단지' 가보니11월 19일 러시아 모스크바 도심에서 차로 20분 정도 이동해 도착한 스콜코보 혁신센터. 주거공간을 포함한 스콜코보시티의 전체 부지는 400만㎡다. 주차장에서 5분 정도 걸으니 업무·전시공간인 스콜코보 테크노파크에 다다랐다. 유럽에서 가장 큰 규모라는 9만6228㎡ 면적의 스콜코보 테크노파크에 들어서자 전동휠을 타고 건물 곳곳을 누비는 개발자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었다.
입주기업 작년 3만개 일자리 창출
러시아 벤처투자액의 40% 몰려


2010년 출범한 스콜코보는 △스타트업 지원 △스콜텍(인재 양성) △300여 개 파트너 기업과 네트워크 △스콜코보벤처스(스타트업 투자 펀드) 등 크게 네 가지 부문으로 운영되고 있다. 알렉산드라 바르셰프스카야 스콜코보 부센터장은 “스콜코보는 2008~2009년 경제 위기를 겪은 러시아 정부가 자원 의존도가 높은 경제에서 지식기반 경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IT·바이오·에너지·우주·원자력기술 등 다섯 가지 분야의 스타트업을 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엔 파트너사들과의 인공지능(AI) 관련 연구개발(R&D)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스콜코보의 파트너사다. 삼성전자는 스콜코보에 AI센터를 두고 있다. LG전자 모스크바연구소는 스콜코보 입주 스타트업과 공동으로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협력을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러시아법인도 최근 스콜코보와 파트너십을 맺고 모빌리티랩을 설립했다.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스콜코보에 AI연구센터를 세우고 이미지 인식기술을 개발하고 있다.러시아 제2도시인 상트페테르부르크 근교에도 스콜코보와 같은 혁신센터인 ‘하이파크’가 들어설 예정이다. 극동 지역의 블라디보스토크에도 극동연방대를 중심으로 혁신센터 설립이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 전략구상처(ASI)의 안톤 모스칼렌코프 국제협력관은 “러시아 연방의 여러 지역에 혁신센터가 설립되고 있다”며 “혁신센터는 단순히 시설만 세우는 게 아니라 세제 혜택을 주고 수입·수출을 간소화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