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노조, 다시 파업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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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그룹 공장중 인건비 최고"르노삼성자동차 노동조합이 다시 파업 깃발을 들어올릴 태세다. 1년간의 협상 끝에 겨우 지난해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타결하고 노사 상생 선언을 한 지 5개월여 만이다.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간 312시간가량 파업에 휩싸인 ‘르노삼성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동안 잠잠하던 르노삼성 노조가 또 파업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이 회사 노조는 지난달 29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했다. 10일간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노동위가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곧바로 찬반 투표를 거쳐 합법적인 파업권을 손에 쥘 수 있게 된다.르노삼성 노사는 지난달 28일 임단협 5차 교섭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기본급 12만원 인상 등을 요구 중인 노조는 곧바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파업이 현실화하면 올 들어 생산량이 반 토막 난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르노삼성 생산량 반토막 위기
XM3 일감 확보도 물 건너갈 판
르노삼성자동차가 다시 파업에 휘말릴 위기에 처했다. 이 회사 노조는 파업권을 확보하기 위한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르노삼성은 지난해 10월부터 8개월간 이어진 파업으로 닛산 캐시카이 수탁생산 물량을 놓쳤다”며 “또 파업하면 XM3(사진) 수출 물량까지 잃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렇게 되면 르노삼성 부산공장 연 생산량은 20만 대에서 10만 대로 반토막 난다.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달 28일 임금 및 단체협약 5차 교섭 직후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다음날인 29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노조는 기본급을 12만원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다른 완성차 회사보다 임금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회사 측 관계자는 “부산공장의 1인당 인건비 수준은 세계 르노그룹 공장 중 가장 높고 프랑스공장과 비교하면 시간당 3유로(약 3900원)가량 많다”고 말했다.수출 물량 배정을 앞둔 상황에서 다른 공장보다 인건비 수준이 지나치게 높으면 안 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르노삼성의 연간 생산량 가운데 절반(약 10만 대)은 닛산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로그다. 르노삼성 수탁계약은 내년 3월 종료된다.
프랑스 르노 본사는 올해 초 로그 후속 물량을 배정할 계획이었지만 노조가 파업을 이어가자 결정을 미뤘다. 이 과정에서 르노삼성이 가장 선호했던 닛산의 SUV 캐시카이 배정은 물 건너갔다. 르노삼성은 대안으로 크로스오버차량 XM3의 유럽 수출 물량을 따내려 했지만 르노 본사는 이마저도 확정하지 않고 있다. 노사 관계가 불안정하고 인건비 등 고정비가 많이 드는 부산공장에 맡기기 부담스럽다는 게 이유다.
노사 갈등이 계속되면 QM6 등 다른 수출 물량마저 뺏길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르노삼성이 XM3 수출 물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QM6 수출 물량도 다른 공장에 내주면 대규모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진다.
장창민/도병욱/박상용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