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갈등 속 中, EU에 "자유무역 함께 지키자"

리커창, EU 집행위원장과 통화…파리협정 이행도 강조
왕치산 "다자주의는 인류의 필연적 선택…함께 실천해야"
홍콩 사태로 미·중 무역 협상에 변수가 생긴 가운데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가 유럽연합(EU)에 자유무역을 함께 지키자고 러브콜을 보냈다.2일 중국정부망 등에 따르면 리커창 총리는 전날 공식 취임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신임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통화에서 이런 입장을 피력했다.

리커창 총리는 통화에서 중국과 EU의 관계 발전을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과 유럽은 주요 협력 파트너로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함께 수호하고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유럽 통합을 지지하는 중국의 입장을 천명하면서 "중국과 유럽은 상호 광범위한 이익에 착안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전방위 협력을 심화하는 게 양국 및 전 세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그는 "중국은 세계 최대 개발도상국으로 현대화 실현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면서 "우리는 파리 기후변화 협약 약속을 적극적으로 이행해 유럽 연합을 포함한 국제사회와 함께 기후 변화에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가 중국과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면서 "내년에는 제22차 EU-중국 정상회의가 있어 중국과 유럽의 발전에 기념비적인 의미를 가지며 최고위급 교류가 이뤄질 것"이라고 화답했다.

그는 "유럽과 중국은 지속 가능한 발전과 투자 협정 등의 분야에서 공동 이익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를 위한 중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면서 중국과 기후변화 대응, 세계무역기구(WTO) 개혁 등에서 협력을 강화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오른팔인 왕치산 국가 부주석도 전날 광저우(廣州)에서 열린 국제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미국을 겨냥한 듯 다자주의를 강조했다.

왕치산 부주석은 개막식 연설에서 "평화와 발전은 시대의 주제며 다자주의는 인류의 필연적 선택"이라면서 "협력 확대와 공동 발전은 전 세계가 요구하는 바며 유엔 헌장을 핵심으로 하는 다자주의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주석은 "중국은 다자주의의 실천자이고 수호자며 수혜자이자 추진자"라면서 "중국은 항상 유엔 헌장을 지키고 국제기구에 참여하며 세계무역기구 규칙을 지켜 세계 경제의 회복과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그는 화이부동(和而不同·서로 조화를 이루지만 같아지지는 않음) 이념을 강조하면서 "중국은 협력 상생과 국제 규칙을 기반으로 하며 다자 체제에 의존하는 방향을 추구한다"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은 다자주의 협력의 새로운 실천을 이루는 황금 열쇠"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