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쇼크' 없었다…화웨이, 美부품 안 쓰고 스마트폰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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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 정부, 오히려 화웨이 기술 자립 도운 꼴"중국 IT(정보기술) 기업 화웨이가 미국 부품을 단 하나도 쓰지 않고 스마트폰 완성품을 만들었다고 미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일본 휴대폰 부품조사업체 'UBS 포멀하우트 테크노 솔루션'이 최근 화웨이가 출시한 스마트폰을 분해해 분석한 결과 미국 기업 부품은 하나도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이 업체가 분해한 제품은 화웨이가 올해 9월 출시한 플래그십 모델 '메이트30'(사진)으로 알려졌다. 이 모델은 카메라 전문 평가사이트 디엑스오마크로부터 애플 아이폰11과 삼성전자 갤럭시노트10보다 카메라 성능이 더 뛰어난 것으로 평가 받았다.
미국 정부는 지난 5월부터 안보상 이유로 화웨이를 블랙리스트에 올려 미 업체들이 화웨이와 거래하는 것을 금지했다. 영국 등 해외기업들에도 미국 기업의 지적 재산권(IP)을 활용해 사업하는 경우 이같은 조치에 참여하라고 권고 조치를 내렸다.
이에 미국 인텔, 퀄컴뿐 아니라 영국 ARM 등도 화웨이와의 거래 금지 조치에 동참해왔다.그러나 미 상무부는 지난달 20일 화웨이에 대한 수출 금지 명령으로 현지 기업들이 매출이 감소한다고 항의하자 일부 거래재개 면허를 허가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취했다.
WSJ는 "화웨이가 미국 업체들과 거래가 금지된 사이 부품 의존도를 현격하게 낮추면서 '미국 부품 제로(0)'인 스마트폰'을 생산할 능력을 갖췄다. 미 정부의 조치는 이미 늦었다"고 했다.
화웨이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등에 대해 거래를 중단시키자 대부분 중국 업체들이 개발한 부품을 쓰거나 네덜란드 등 미국 IP로부터 자유로운 기업들의 부품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화웨이에 대한 거래 제한 조치는 화웨이를 고립시킨 게 아니라 오히려 기술자립의 발판을 마련해 준 셈이 됐다. 결과적으로 미국 업체들이 피해를 보게 됐다는 게 전문가들 평가"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화웨이 측은 "우리는 여전히 미국 부품을 선호한다. 그러나 미국의 거래 금지 조치 때문에 불가피하게 다른 나라의 부품을 쓰고 있다"고 언급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