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방위비 청구…창설 70년 나토, 최대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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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런던서 정상회의 시작미국과 유럽의 집단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창설 70주년을 맞아 분열 위기를 맞고 있다. 영국 런던에서 3~4일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내세운 ‘자국 일방주의’ 등으로 회원국 간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원국간 불협화음 커져
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압박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1949년 출범한 NATO는 냉전 시절 소련과 동맹국이 형성한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맞서 서방 안보를 지켜낸 집단안보 체제다. 이른바 ‘대서양 동맹’으로 불린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잇따라 ‘NATO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는 등 유럽 국가에 방위비 증액을 압박하면서 전례 없는 긴장 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NATO 회원국들이 연간 국방비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늘리라고 압박하고 있다. NATO에 따르면 올해 기준으로 미국을 비롯한 29개 NATO 회원국 중 9개국만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NATO는 회원국인 터키의 시리아 북동부 쿠르드족 민병대 공격 과정에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이를 놓고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NATO가 뇌사 상태에 빠졌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터키는 마크롱 대통령을 향해 “당신부터 뇌사가 아닌지 확인하라”고 맹비난했다. 미국과 다른 유럽 국가들도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에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로이터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의에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와의 협력 중단을 포함한 대중 공동 대응도 NATO에 요구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화웨이의 통신장비가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이유로 유럽연합(EU)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런던=강경민 특파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