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중고거래 앱 1위' 번개장터, 사모펀드에 팔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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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랙시스캐피탈, 1600억원에 인수▶마켓인사이트 12월 3일 오후 4시5분
번개장터 거래액 올 1조원 넘을듯
국내 1위 모바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가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에 팔린다.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프랙시스캐피탈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기관투자가 3~4곳은 번개장터를 인수하기로 하고 조만간 주식매매계약을 맺을 예정이다. 프랙시스컨소시엄은 구주 매입과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확보를 통해 번개장터 지분율을 90%까지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 금액은 구주와 신주를 합쳐 총 1600억원 수준이다.
번개장터는 세종대 컴퓨터공학과 출신의 장원귀 대표(38)가 2010년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오픈마켓시장의 성장성을 보고 국내 최초로 스마트폰 중고 시장 앱(응용프로그램) 번개장터를 내놨다. 이름 전화번호 등 개인정보 공개를 꺼리는 중고거래 사용자를 위해 개발한 ‘번개톡’이란 실시간 채팅 기능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받았다.번개톡을 통해 상품 구매 및 판매 정보를 교환하고 거래가 성사되면 개인 정보가 공개된다. 사기 거래를 방지하기 위해 안전 간편결제 서비스 ‘번개페이’, 개인 간 거래 전용 보험 ‘번개보험’도 도입했다. 지난 8월에는 빅데이터 전문 스타트업인 부스트를 인수했다. 사용자가 원하는 판매 및 구매 상품 추천에 대한 정확도를 높이는 게 목적이다.
올해 번개장터 거래액은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 거래액만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한 2700억원에 달했다. 올 3분기 하루평균 이용자 수가 30%가량 증가한 덕분이다. 이는 실적으로 이어졌다. 번개장터는 중고거래 플랫폼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프랙시스캐피탈은 국내 중고거래 시장이 고속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인수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고객층이 10~20대라는 것도 강점이다. 프랙시스캐피탈은 번개장터 인수 후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를 높이는 등 기업 가치를 올리는 작업을 할 전망이다.프랙시스캐피탈은 국내 중견기업 투자에 강한 토종 PEF다. 베인앤컴퍼니 컨설턴트 출신 공동대표 세 명을 포함해 운용인력의 절반 이상이 베인 출신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이랜드리테일 투자금을 회수해 연 20%에 가까운 수익률(IRR)을 거뒀다. 5000억원 규모의 3호 블라인드펀드 조성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