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적분할 나선 대덕전자의 노림수는
입력
수정
지면A23
"기관보다 낮은 대주주 지분 확대인쇄회로기판(PCB) 업체인 대덕전자가 지주회사 전환을 깜짝 발표했다. 증권가에선 국민연금보다 낮은 대주주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목적으로 보고 있다.
존속법인, 5G사업 주도적 역할"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대덕전자는 전날 장 마감 후 이사회에서 PCB사업부문의 인적 분할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인적 분할을 통해 기존 존속법인은 지주회사(가칭 대덕)로 전환하고, 분할 신설법인(대덕전자)은 사업회사로 전환할 예정이다.
지주사가 되는 대덕은 자회사 관리 및 신규사업 투자에, 대덕전자는 PCB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대덕전자 관계자는 “지주사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인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관련 부품·소재 신사업 발굴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내년 3월 주주총회를 거쳐 5월 1일자로 분할될 예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주사 전환을 통한 ‘대주주 지배력 강화’ 동기가 큰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덕전자 1대 주주는 국민연금(지분율 14.07%)이다. 김영재 대표(12.98%)는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야 17%를 넘는 수준이다.한 지주사담당 애널리스트는 “국민연금이 경영권에 참여할 가능성은 낮지만 분할 후 지주사와 사업회사의 주식 스와프를 통해 대주주 지분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인적 분할 후 대주주가 가진 사업회사 지분을 지주사에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대주주의 지주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다. 대덕전자의 자사주 비율(15.12%)이 비교적 높은 점도 지주사 전환에 유리한 요인이다. 인적 분할 시 자사주 비율만큼 지주사가 사업회사의 지분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지주회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