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과 함께 담배 태우는 GS그룹 허태수 신임 회장…별명은 '워커홀릭·트렌드전도사'

허태수 GS그룹 회장
GS그룹을 이끌게 된 허태수 신임 회장(62)은 15년간 GS홈쇼핑을 이끌었다. GS홈쇼핑은 어떤 경영자일까. 직원들로부터 들어봤다.

우선 그는 워커홀릭이다. 내부에서는 “전문경영인보다 일을 더 많이 하는 오너”라는 얘기들을 한다. 그만큼 일에 열정적인 사람이라는 게 직원들의 평가다. 야근도 많이 많이 하고, 주말에도 나와 업무를 챙기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스타일은 소탈하다고 한다. 임원뿐 아니라 임직원들과도 편하게 소통한다. 말투도 필요없이 무게를 잡지 않고 편안하게 대화하는 스타일이다.

사내식당에서 식사를 하거나, 흡연장에서 임직원들과 편하게 대화하며 애로사항도 듣고 업무 얘기도 해줬다는 게 GS홈쇼핑 직원들의 말이다. 그가 주재하는 회의가 길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평소 회의때 국내외 유통산업에 대한 변화 방향이나, 언론에 소개된 성공사례들을 열정적으로 소개하다 보면 회의시간이 길어지는 줄도 몰랐다는 것이다. 그래서 ‘트렌드 전도사’로도 불렸다.

이런 새로움을 추구하는 성향은 스타트업 투자로 이어졌다. 허 회장이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낼 기술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라고 지시한 후 GS홈쇼핑은 인공지능, 데이터, 소셜네트워크 등 다방면의 스타트업들을 발굴 협업했다. 간접 투자를 포함해 현재 전세계 500여개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있다. 2014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사를 설립하며 현지 유망 스타트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투자금액은 모두 3000억원에 달한다.모바일 사업에 진출하며 TV에 의존하던 사업 구조도 다변화했다. 모바일 쇼핑 취급액은 2014년 7300억원에서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GS홈쇼핑의 연간 취급액은 허 신임 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전이던 2006년 1조8946억원에서 지난해 4조2480억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은 512억원에서 1206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기업 문화를 바꾸는 일과 인재 육성에도 관심이 크다는 게 GS그룹 측의 설명이다. 허 신임 회장은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주로 사용하는 혁신 방법론인 디자인씽킹 ,애자일, 스크럼 등을 GS홈쇼핑 내에 도입했다.허 회장은 LG그룹의 공동 창업자 고 허만정 선생의 3남인 고 허준구 명예회장의 5남이자 허창수 명예회장의 동생이다. 서울 중앙고와 고려대 법대를 거쳐 미국 조지워싱턴대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86년 미국 콘티넨털은행에 입사한 이후 LG투자증권 런던법인장, IB사업본부 총괄 상무 등을 지내며 글로벌 금융 감각을 익혔다.

2002년 GS홈쇼핑으로 옮겼다. GS홈쇼핑 전략기획부문장 상무로 시작해 2007년부터 대표이사 사장, 2015년엔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GS홈쇼핑으로 자리를 옮긴 후 내수 산업이던 홈쇼핑을 해외로 진출시키는 힘썼다. GS홈쇼핑은 2011년 홈쇼핑 업계 최초로 태국에 진출했다. 현재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 6개 국가에서 국내 중소기업 상품을 판매하고, 해외 진출을 돕고 있다.

안효주 기자 j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