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트럼프 무역합의 대선 이후로 연기 발언 급락 출발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 무역합의를 내년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발언을 내놓은 여파로 급락 출발했다.

오전 9시 45분(미 동부시간) 현재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6.23포인트(1.21%) 급락한 27,446.81에 거래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33.56포인트(1.08%) 내린 3,080.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3.5포인트(1.21%) 떨어진 8,464.48에 거래됐다.

시장은 미국발 무역긴장 고조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런던에서 실시한 기자회견에서 "어떤 면에서는 중국과 합의를 위해 (내년) 대선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합의에 데드라인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나는 데드라인은 없다"면서 "진실을 알고 싶다면, 나는 어떤 면에서는 내년 대선 이후까지 기다리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전일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이 오는 15일까지 중국과 합의가 안 될 경우 예정된 관세가 부과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미국 측에서 강경한 발언이 잇따라 나왔다.

중국 관영 언론 글로벌타임스는 이날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이 무역합의에서 뒷걸음질 치고 있지만, 중국은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오랫동안 대비를 해 온 만큼 이런 위협이 중국의 스탠스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전문가 발언을 보도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전일에는 중국 당국이 이른바 중국판 블랙리스트인 '신뢰할 수 없는 실체 명단'을 곧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양국의 강경한 발언이 단순히 협상 전략인지, 아니면 실제 협상이 결렬될 정도로 악화했다는 점을 의미하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무역합의 무산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한층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일에는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에 대해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재부과 방침을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미 정부는 또 프랑스에 대해서도 디지털세에 맞대응해 24억 달러어치 프랑스 제품에 최대 100%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무역마찰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개장전 거래에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캐터필러 주가가 2% 이상 하락하는 등 부진했다.

이날 개장 전에는 주요 지표 발표가 없었다.

개장 이후에는 11월 뉴욕 비즈니스여건지수가 나올 예정이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BMO캐피탈 마켓츠의 이안 린젠 미국 이자율 전략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여러 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발언 그대로 내년까지 반영구적으로 무역전쟁이 지속할 수 있고, 단순히 협상 전략으로 판돈을 올리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대통령의 발언을 협상 전략 이상으로 받아들인다면, 위험자산의 부진과 안전자산 매수가 더욱 극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 주요국 증시도 약세다.

범유럽지수인 Stoxx 600지수는 0.7%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1월물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0.16% 하락한 55.87달러에, 브렌트유는 0.34% 내린 60.71달러에 움직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12월 25bp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3.7% 반영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