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0대 남성 잡았더니 떴다"…무신사·휠라의 성공비결

무신사, 남성 회원이 여성보다 많아…휠라, '男心' 마케팅으로 부활

10~20대 남성들이 패션 업계의 주력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와 패션 브랜드 휠라가 10~20대 '남심'(男心)을 겨냥한 전략으로 각각 성장과 재기에 성공하면서 이들의 소비 잠재력을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오프라인 구매엔 소극적이지만 패션 트렌드에는 민감한 10~20대 남성들을 가장 잘 공략한 업체로 평가받는다.

무신사는 총회원 수 550만명(올해 9월 기준) 중 10~20대가 71%를 차지하고, 남성 회원 비율이 전체의 54%에 달한다.여성 소비자가 대다수인 패션 시장에서 무신사처럼 남성 고객 수가 여성을 추월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무신사의 남성 고객 비중이 큰 데는 10~20대 남성층을 겨냥한 마케팅이 큰 역할을 했다.

무신사는 10~20대 남성들에게 큰 인기를 끈 모바일 게임 '배틀 그라운드'와 브랜드 '커버낫'의 협업 컬렉션을 출시하고, 하이트진로의 소주 '참이슬'과 함께 만든 백팩을 판매해 매출 증가 효과를 톡톡히 봤다.특히 10~20대들이 선호하는 스트리트 브랜드 제품들을 '패피'(패션을 선도하는 사람)처럼 스타일링할 수 있는 팁을 주는 등 다양한 패션 정보를 제공해 남성들의 클릭을 유도했다.

그 결과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로 시작한 무신사는 2017년 3천억 원, 작년 4천500억원에 이어 올해 국내 거래액 1조1천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나아가 세계 최대 벤처캐피털(VC)인 세쿼이아캐피털로부터 2천억원 투자를 추진하며 국내 10번째 유니콘(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 등극을 눈앞에 뒀다.휠라도 10~20대 남성들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부활에 성공한 패션 브랜드다.

파산 위기까지 몰렸던 휠라는 2016년 주 고객층을 30~40대에서 10~20대로 바꾸기 위해 대대적인 리뉴얼을 단행했다.
먼저 휠라는 주 고객층인 10~20대가 부담 없이 살 수 있는 가격을 만들기 위해 홀세일(도매 형태)로 유통채널을 병행했다.

아울러 직접 대학교에 찾아가 홍보부스를 만들고, 일반 대학생들을 홍보 대사로 선발했다.

또 여성보다는 브랜드 충성도가 떨어지는 남성 고객을 겨냥해 백화점과 대리점 위주 소매 방식에서 벗어나 신발 편집숍 매장인 ABC마트 등에서 판매를 집중했다.

특히 인기 게임인 '플레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나 게임 스트리머 우왁굳과 조매력 등과 다양한 협업 제품을 선보이며 10~20대 남성들의 지갑을 열게 했다.

이런 전략에 힘입어 2016년 9천671억원이던 휠라의 매출은 지난해 2조9천여억원까지 뛰었다.

휠라는 곧 매출 '3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전망된다.패션업계 관계자는 "한때 패션의 소외계층이었던 10~20대 남성들이 지금은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면서 "무신사와 휠라는 그 시장을 깨운 장본인"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