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분쟁 등 불확실성 있지만 "내년 시장 분위기, 올해보단 낫다"
입력
수정
지면B4
5대 은행 PB가 보는내년 재테크 시장은 올해보다는 긍정적일 것으로 기대된다. 신한·국민·KEB하나·우리·농협 등 5개 은행의 대표 프라이빗뱅커(PB) 5명 가운데 4명은 내년 재테크 시장이 올해보다 나은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주 맑음, 맑음, 갬, 흐림, 아주 흐림’ 등 날씨에 내년 시장 분위기를 비유해달라는 질문에 ‘맑음’과 ‘갬’을 두 명씩 꼽았다. 나머지 1명은 ‘흐림’으로 내다봤다.
내년 재테크 기상도
"대외 불확실성 조금씩 해결"
美 대선 앞두고 경기부양 땐
투자심리 상당 부분 개선 예상
中 등 신흥국 증시도 괜찮을 것
글로벌 저금리 기조는 유지
변동성·수익성 동시 추구 위해
해외투자 상품 관심 가져볼 만
글로벌 인컴형 펀드·ETF 추천
○“적어도 올해보다는 낫다”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분쟁 협상이나 독일 경제 부진의 유럽 확대, 중국 성장세 둔화 등으로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그럼에도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경기 부양정책 등이 본격화되면 투자심리가 상당 부분 개선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경기 침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했다. 국내 시장은 정부지출정책 활성화 등으로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올해보다는 안정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김형리 농협은행 WM연금부 차장은 “내년에는 증시의 발목을 잡던 대외 불확실성이 하나둘 해결될 것이란 예상이 많다”며 “올해와 비교했을 때 한층 개선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형경 KEB하나은행 아시아선수촌PB센터 팀장은 “올해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시장만 상승장이었지만 내년에는 선진국뿐 아니라 중국을 필두로 한 신흥국 증시도 괜찮을 것”이라며 “국내 시장도 기업실적 개선 등으로 올해보다는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병호 신한PWM인천센터 팀장은 “올해 인기를 끌었던 해외 주식이나 해외 채권형 펀드로는 내년에 높은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지수 상승의 부담감이나 금리 인하 속도 등이 고려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해외투자 상품·ETF 추천도김 팀장은 “시장 분위기가 나아지는 것과 별개로 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며 “글로벌 및 한국의 저금리 기조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글로벌 인컴형 펀드 및 고배당 상장지수펀드(ETF)는 내년에도 투자해볼 만하다고 김 팀장은 말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PB팀장은 “자산의 50~70%는 안정성 위주로 꾸리고 그 나머지 자산을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면서 수익을 추구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자산을 투자할 때는 변동성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동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관리하기에 좋은 방법으로는 해외 투자 상품을 꼽았다. 조 팀장은 “본인 금융자산의 10%가량을 해외 투자 상품으로 굴려보는 것을 추천한다”며 “환율이 떨어질 때마다 해외 투자 상품을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안전하면서도 절세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즉시연금 상품도 살펴볼 만하다고 꼽았다.박 팀장은 미·중 무역분쟁, 유럽 경기, 국내 경기, 대북 관계 등에 따른 환율 변동 확대를 활용해 달러 및 ETF 등에 투자하는 것을 추천했다. 김형리 차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완화정책을 재개하면 경기 반등효과가 나타나면서 주가가 오를 가능성도 있다”며 “미국 주식을 눈여겨보라”고 했다. 김현섭 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팀장은 “저성장이 장기화되는 환경에선 자본이익을 추구하는 것보다는 정기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주식 배당금 등을 노려보는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팀장은 선진국보다 높은 금리의 아시아 채권이나 국내 정보기술(IT), 바이오 관련 ETF도 추천했다.
미국 대선 이후의 리스크는 살펴봐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조 팀장은 “차기 미국 대통령이 어떤 정책 방향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형경 팀장도 “미국 대선이 치러진 뒤의 리스크는 반드시 염두에 두고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내년 하반기부터는 2008년 이후 지속된 경기 확장세가 꺾일 가능성도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