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더 빠지기도 힘들다"…'시총 30%룰' 회피 [한민수의 스톡뷰]

삼성전자 9~11월 코스피200 시총 비중 29.69%
CAP 적용 따른 기계적 매도세 피하게 돼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증시의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매물 우려에서 벗어났다. 이제 삼성전자는 더 올라도 된다. 이는 코스피지수에도 긍정적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코스피200의 시가총액 비중 상한제(CAP, 30%룰) 적용을 피하게 됐다. '30%룰'은 지수 내에 특정 종목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을 경우 생길 문제를 감안해 거래소가 지난 6월 도입한 제도다. CAP은 6월과 12월 선물만기일 다음 거래일에 적용한다. 3~5월, 9~11월 등 3개월 평균 시총 비중이 30%를 넘어선 종목이 대상이다. CAP 적용 시점에 이 종목의 코스피200 시총 비중은 30%로 낮추고, 다른 종목의 비중을 늘리게 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CAP 적용 종목에 대해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펀드들에서 기계적 매도세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코스피200지수의 움직임을 따라가려면 줄어든 비중만큼 펀드 내 편입비중도 낮춰야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코스피200 내 비중은 지난 10월16일 30.12%로 처음 30%를 돌파했다. 지난달 6일에는 30.76%까지 올랐다. 이에 따라 매물 우려가 생겼지만 9~11월 평균 시총 비중이 29.69%를 기록하면서 CAP 적용을 피하게 됐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30% 상한선을 1% 초과할 경우 오는 12일 만기일 동시호가에서 1500억원 규모의 매물이 나올 것으로 추정했었다.

거래소 관계자는 "30%룰 적용 회피로 당분간 관련 매물에 대한 걱정을 미뤄둘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수급,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없다현재 실적개선 기대감이 가장 안정적인 업종이 정보기술(IT)이라는 점에서도 삼성전자의 30%룰 회피는 수급에 있어 긍정적이다. 또 대장주의 상승 없이는 코스피지수의 상승폭도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다른 수급 상황도 지난달보다는 나빠지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지난달 7일부터 이날까지 19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MSCI 신흥국지수에서의 한국 비중 축소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서명한 홍콩 인권 민주주의법안 탓이었다.

곽현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은 오는 15일이 실질적 마감시한"이라며 "홍콩인권법 서명은 미중 무역협상 결렬에 대한 우려로 발화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이를 내정 간섭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과 중국 모두 내년과 내후년에 중요한 정치 일정을 앞두고 있어 경제적 마찰을 최소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미중 무역협상의 결실을 기대하는 이유다.
외국인 수급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또다른 이유는 미 중앙은행(Fed)의 국채 매입이다. Fed의 국채 매입과 외국인 코스피 매수금액간에는 0.6 내외의 상관계수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상관계수는 두 변수간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지표다. 값이 1이면 두 변수의 움직임이 완전히 같다는 뜻이며, -1이면 움직임이 완전히 역방향임을 의미한다.

곽 연구원은 "Fed가 국채를 매입하는 구간에서 코스피가 상승하는 경향이 짙었고, 동시에 외국인도 유동성에 기반해 코스피를 매입한 효과"라며 "외국인 순매수 전환과 코스피 반등을 기대한다"고 했다. Fed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최대 월 800억달러(약 95조원)의 국채를 매입하고 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