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새 노조지부장 "'뻥' 파업 안 한다"…공약 눈길

6년 만에 실리 당선…2개월 내 임단협 타결·민주노총 초심 찾는 데 역할 약속
해외공장 유턴, 정년 연장 등 공약은 노사 대립 전망도
국내 최대 규모인 현대자동차 노조 새 지부장에 6년 만에 실리 성향 후보가 당선되면서 그동안 '파업' 이미지가 강하던 노조 활동에도 변화가 예상된다.새 지부장은 무분별한 '뻥' 파업 지양하고 민주노총·금속노조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역할을 하겠다고 선거 기간 공약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8대 임원(지부장) 선거 개표 결과, 이상수 후보가 당선됐다고 4일 밝혔다.

이 당선자는 실리 성향 현장조직인 '현장노동자' 소속으로 1차 투표에서 강성인 나머지 세 후보를 제치고 1위에 올랐고, 강성 후보와 결선 맞대결에서도 승리했다.그는 공약으로 합리적 노동운동을 통한 조합원 실리 확보를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무분별한 파업을 지양하겠다는 것이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이 시작되면 연례행사처럼 반복하던 파업을 경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이 당선자는 대신, 단체교섭 노사 공동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교섭 시작 후 2개월 내 타결을 원칙으로 내세웠다.

봄에 시작해 추석 전·후까지 5∼6개월, 때로는 연말까지 이어지던 지지부진한 교섭에서 탈피해 파업 없는 집중 교섭으로 초여름까지 타결하고, 타결이 안 되면 쟁의권을 발동하겠다는 취지다.

그는 또 민주노총·금속노조가 초심으로 돌아가는 데 역할 하겠다고 밝혀, 사회적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노조 활동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한다.노·사·민 공동 신차품질위원회 만들어서 민간이 생산 품질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하고, 성희롱·성차별 고발센터를 설치해 여성 조합원 처우를 개선하는 공약도 눈에 띈다.

향후 노사 갈등 우려가 큰 공약도 있다.

조합원 일자리 안정과 신규 일자리 창출을 위한 30만대 국내 신공장 증설, 해외공장 생산 비율제 도입, 해외 공장 물량 국내로 유턴(U-turn) 등은 사측이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이다.

또 정년퇴직한 직원 중 희망자를 기간제로 고용하는 시니어 촉탁제를 폐지하고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65세까지 늘리는 내용도 사측과 협의가 순탄하지 않을 전망이다.특히, 4차 산업과 친환경 자동차 확산 등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로 자동차 제조업 인력이 향후 20∼40%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상황이어서 정년 연장과 공장 신설 등을 놓고 노사 대립 가능성이 클 전망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