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특감반원 사망에 수상한 결집…'드루킹 없어도 댓글 조작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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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오해 억측이 심리적 압박으로 이어진 게 아닌지 숙고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사망 경위에 한 점 의문 없도록 철저히 규명하겠다." (서울중앙지검)검찰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실에서 특감반원으로 일했던 검찰 수사관의 사망 사건과 관련해 고인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분석 중인 가운데 청와대와 검찰이 사망 이유를 두고 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A 수사관의 사망 속보 기사 댓글에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지난 1일 오후 6시 32분 <靑 민정비서관실 출신 검찰 수사관 숨진 채 발견> 속보가 떴다.

검찰 참고인 출석을 앞두고 갑자기 숨진 채 발견된 A 수사관의 죽음을 둘러싸고 석연치 않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마자 '정치검찰', '윤석열 검찰총장의 무리한 수사'를 비판하는 댓글이 게재됐고 이에 대한 추천수가 동일한 숫자로 폭증하면서 댓글 노출 상위에 노출된 것이다.아직 정확한 사건 경위가 보도되기 전이었지만 국민들은 영화에서 흔히 보던 윗선의 압력을 떠올렸다. 역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 최고 흥행작인 '내부자들'에서도 대기업 총수에 대한 비리를 알고 있는 은행장이 성접대 사실을 폭로하겠다는 압박에 검찰 수사 중 투신 해 비밀을 유지하는 장면이 방영된 바 있기 때문이다.

◆ 특감반원 사망 속보에 몰린 수상한 공감 vs 비공감
해당 속보 기사에는 수많은 댓글이 이어지기 시작했으나 눈길을 끈 것은 '정치검찰 애초에 수사도 제대로 안해놓고 엄한 사람들 괴롭히더니 결국 이 사단이 났구나. 언론플레이나 하겠다는 걸 다 안다. 정치검찰 진짜 답이 없다', '검찰한테 조사받고 자살하는 사람들이 예전부터 한둘이었나. 공수처설치로 검찰개혁 꼭 해야 한다', '정치검찰 정말 무섭네. 검찰개혁 반드시 필요하다'는 댓글이 올라오자 마자 추천수가 폭증하면서 상위에 랭크된 점이다.공교롭게도 추천수에서 비추천수를 빼면 약 1043개 차이를 보인다.

또 다른 기사에서도 특감반원 사망에 윤석열 검찰총장의 책임이 있다고 비난하는 댓글 추천수가 1038개로 동일하다.

수십만의 독자들이 이용하는 포털사이트 댓글의 추천수와 비추천수가 이렇게 일시적으로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다니. 엄청난 우연의 일치가 '특감반원 사망 속보'에서 연달아 발생한 것이다.
드루킹은 평창올림픽 기간 4시간 동안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네이버 '평창 겨울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 결정' 기사의 댓글 중 '문체부 청와대 여당 다 실수하는 거다. 국민 뿔났다', '땀 흘린 선수들이 무슨 죄' 등 2개의 댓글에 614개의 ‘공감’을 누르도록 조작했다.

드루킹은 공공연하게 "온라인 여론점유율=대통령 지지율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중들은 대부분의 뉴스를 모바일을 통해서 포털, 특히 네이버 기사를 통해서 본다. 그러니 여론이란 네이버 기사에 달린 베스트 댓글"이라면서 "댓글 점유율이 결국 대통령 지지율에 반영된다"며 여론 조작 파워를 과시했다.

매크로는 여러 개의 명령어를 조합해 컴퓨터가 반복적인 작업을 수행하도록 짠 프로그램이다.
특정 작업을 수행중인 매크로 프로그램의 사례
사람이 수작업으로 마우스나 키보드를 반복 조작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컴퓨터로 자동 조작되는 것을 말한다.

네이버는 댓글 조작을 막기 위해 하나의 IP에서 여러 아이디로 접속할 경우, 해당 IP를 차단하는 보안기술이 설정돼 있다.

하지만 네이버가 아이디, IP 당 댓글 수를 제한해도 매크로는 또 다른 편법으로 이를 가능케 한다.

네이버가 공감 비공감을 10초에 한 번만 클릭할 수 있게 변경하고 댓글 또한 1분에 한개를 작성할 수 있게 변경했지만 매크로의 기술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 청와대 vs 검찰, 특감반원 사망 두고 서로 책임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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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와 여권에서 이른바 '하명 수사'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고인을 압박했을 가능성을 의심하는 반면, 야권에서는 청와대의 압박이 오히려 극단적 선택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이 짙어지자 청와대는 2일 오후 늦게 이례적으로 장문의 서면 브리핑을 내고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숨진 수사관 등 특감반원들이 울산에 간 건 울산시장 수사와는 무관하다"면서 "고인이 된 동부지검 A 수사관이 울산에 내려간 것은 울산시장 사건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면서 "'울산 고래고기 사건'에 대한 현장 대면청취 때문임을 다시 한 번 밝힌다"고 강조했다.

◆ 사망한 특감반원 휴대전화 포렌식, 판도라의 상자 되나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이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경간 불신의 골도 깊어지며 검찰은 A 수사관 사망 하루 만인 지난 2일 이례적으로 서초경찰서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를 확보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가 A 수사관의 과거 기록을 복구하기 위한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에 들어갔다.

통상적으로 검찰이 경찰의 협조를 받아 자료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을 벌이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졌다.

A 씨가 세상을 떠나면서 휴대전화가 극단적 선택의 배경을 밝히는 데 핵심 증거물이 된 상황. 휴대전화 포렌식이 '판도라의 상자'를 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통화 기록과 문자·SNS 메시지 등을 통해 고인의 사망 전 행적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고 대변인은 3일 "검찰은 12월 1일부터 피의사실과 수사 상황 공개를 금지하는 형사사건 공개금지 규정 제도가 시행되고 있음을 명심해주시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