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가 초청료 35억원짜리 대회 마다한 까닭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4·미국·사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유러피언투어 ‘사우디인터내셔널’에 참가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4일 “우즈가 300만달러(약 35억7000만원)의 초청료를 거절하고 사우디인터내셔널에 참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우디인터내셔널은 2020년 1월 개막하는 유러피언투어 대회로 총상금 350만달러가 걸려 있다. 올해 초 1회 대회가 열렸지만 우즈는 당시에도 거액의 초청료를 마다하고 참가하지 않았다.우즈는 이번에 거절한 이유에 대해 “단지 너무 멀어서 가지 않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적 논란이 있다는 걸 알지만 골프가 많은 부분을 치유할 수도 있다”며 “중동이 전통적으로 골프가 활성화된 곳은 아니지만 정상급 선수들이 플레이하면서 많은 발전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정치적 논란’은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반정부 성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일컫는다. 당시 이 의혹 때문에 선수들 사이에 대회를 보이콧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었다. ‘차세대 황제’ 로리 매킬로이(30·북아일랜드)와 폴 케이시(42·잉글랜드)가 대회에 참가하지 않은 이유다.

그러나 ‘쇼트게임의 마술사’ 필 미컬슨(49·미국)은 이번 대회에 참가하기로 결정했다. 같은 기간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피닉스오픈 대신 사우디인터내셔널을 택했다. 피닉스오픈은 그가 30년간 출전해 온 대회다. 더스틴 존슨(35·미국)과 브룩스 켑카(29·미국)도 같은 대회에 출전한다. 우즈가 “골프가 많은 부분을 치유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것은 출전을 결정한 동료 선수들의 선택을 배려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