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3선 김영우 의원, 내년 총선 불출마…"정치·역사적 책임 지겠다"

불출마 선언하는 한국당 김영우 의원 /연합뉴스
3선인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한국당에서 공식적으로 불출마 뜻을 밝힌 건 6선 김무성, 3선 김세연, 재선 김성찬, 초선 유민봉 의원에 이어 다섯 번째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단식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 때문에 한동안 잠잠했던 ‘쇄신요구’가 김 의원의 선언을 계기로 다시 수면 위로 나타날지 주목된다.

김 의원은 4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정치인으로서 국민과 지역주민을 위해 그동안 열심히 일해 왔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부끄러운 정치인의 한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제가 몸담았던 정당의 대통령 두 분이 모두 법정에 섰다”며 “저는 정치에 입문하는 과정과 정치를 해오는 과정에서 두 전직 대통령에게 크고 작은 도움을 받은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치·역사적 책임을 지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며 “이제라도 책임지겠다”고 했다.

김 의원은 앞서 불출마를 선언한 다른 의원들과 마찬가지로 당 혁신을 요구했다. 그는 “모두가 공감하듯이 지금의 한국당은 온전히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며 “나라가 총체적으로 무너지는 이때에 우리 내부에서 혁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제지당하거나 막혀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잠재력 있고 열심히 살아가는 청년들의 미래를 발목잡고 있는 거나 아닌지 깊이 돌아봐야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금의 한국당은 너무나 작은 그릇”이라며 “우리끼리는 단단할지 모르나 국민의 마음을 온전히 담기에는 너무나 작고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한다”며 “새 술과 새 부대를 위해 저의 자리를 비우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떠한 당직이나 원내 선출직에 출마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또한 “지도부도 나서줘야 한다”며 “당 대표께서 말한 것처럼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20대 총선을 막장 공천으로 당을 분열시키는데 책임이 있는 정치인, 최고 권력자의 눈과 귀를 가리고 호가호위했던 정치인, 거친 언어로 정치의 품격을 떨어뜨리면서 당을 어렵게 만든 정치인도 이제는 물러나야한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한국당은 판사와 검사, 장·차관과 장군 등 이른바 사회적으로 성공한 특권층만으로 채워진 ‘웰빙 정당’이라는 이미지에서 벗어나야한다”고도 했다. 그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성실하게 노력해 각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국민영웅이 필요하다”며 “그래야 한국당은 국민과 함께 국민 속에서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