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능후 장관이 또…"성남어린이집 '성폭력' 표현 부적절"

박능후 장관 "6세 미만 아동, 성폭력 용어 부적절"
"두 아이 심리적 트라우마 최소화 대책"
가해자, 피해자 있는 사건…"피해자 무시" 비판
박능후 장관/사진=연합뉴스
성남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을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이라고 평해 논란이 됐던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이번엔 "6세 미만 아동에게 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쓰는 건 부적절하다"고 강조했다.

박능후 장관은 5일 서울시 종로구 정부청사에서 진행된 K-뷰티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 브리핑을 마친 후 기자들에게 "보건복지부는 아동 보호를 최우선에 두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가해자와 피해자가 아니라 둘 다 5세 어린이"라며 "두 아이의 심리적 트라우마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성남어린이집 성폭력 사건'은 6살(만5세) 여자 어린이가 같은 어린이집에 다녔던 동갑내기 남자 어린이에게 성폭력을 당한 사건이다.

피해 아동 부모는 가해 아동이 먼저 뺨을 때리는 폭력을 행사했다는 점, 주변 친구들을 불러 모아 시선을 차단하고 피해 아동의 바지를 벗기고 주요 부위에 손을 넣는 등의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아동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실제로 피해 아동은 성폭력으로 정신적인 트라우마와 중요부위 염증 등의 산부인과 소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해자 부모 역시 일부 성추행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하지만 가해자 부모에게 "아이를 가해자,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며 문자를 보내는가 하면, "피해 부모들의 주장엔 과장이 있다"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능후 장관의 발언은 피해자 부모가 아닌 가해자 부모의 논리와 동일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았다.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나왔다. 뿐만 아니라 피해 아동 아버지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동간 성폭력사고 시 강제력을 가진 제도를 마련해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을 올린지 하루만에 20만 명 답변 기준 인원을 달성했을 정도로 사회적인 공분을 자아낸 사건인 만큼 "박능후 장관의 성인지 감수성이 부족했다"는 비판도 불거졌다.

그럼에도 박능후 장관은 다시 한 번 "(이 사건을 설명하는) 가장 넓은 범위의 용어가 성적 일탈 행위일 것"이라며 "어른에게 적용되는 성폭력이란 용어를 쓰면 아이를 보호할 의지가 없어지기 때문에 성폭력이란 용어를 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또 "이번 사고로 아이들의 성적인 일탈 행위에 대한 인식이나 대책이 참 부족하다는 걸 알게 됐다"며 "부모 교육을 통해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할지, 기관에서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 여성가족부, 교육부와 함께 아동 보호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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