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팔이 가슴판에 막히면 '하다 만' 백스윙…왼팔이 귀를 향해야 '큰 아크' 그릴 수 있어"

한·미·일 3국 투어 챔프 김영의 달콤한 골프
(37) 백스윙 바로잡기 (中) 막힌 길을 뚫자
왼쪽 사진처럼 오른쪽 어깨가 팔보다 높은 곳에 있으면 회전이 막힌 백스윙이다. 힘을 모으기 어렵다. 어깨가 팔보다 아래로 보여야(오른쪽 사진) 정상 백스윙이다. 왼팔을 귀 방향으로 올린다는 느낌으로 어깨를 회전하자.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골프는 ‘감각의 오류’ 때문에 시행착오를 많이 겪는 운동인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가 있잖아요. 백스윙할 때 조금만 머리가 오른쪽으로 움직여도 엄청나게 몸이 ‘스웨이’된 듯한 불안감이 느껴지거나, 백스윙을 절반밖에 안 한 것 같은데 막상 사진을 찍어보면 풀스윙을 넘어 오히려 오버스윙이 돼 있는 미스터리한 경험 같은 거 말이죠. 백스윙이 잘 안 되는 이유 중에도 이런 ‘착각’이 작용하는 경우가 있답니다. ‘반쪽 백스윙’ 얘깁니다.

내 몸이 내 백스윙을 막아서는 적(敵)자신의 팔이 자신의 몸에 막혀 백스윙이 안 되는 경우인데, 정작 골퍼 자신은 백스윙을 다 한 것처럼 느낀다는 게 큰 문제입니다. 왼쪽 어깨가 오른쪽으로 40~50도 정도밖에 안 돌아간 상태에서 팔도 평평하게 올라가면 결국 백스윙 톱을 만들기도 전에 왼팔이 오른쪽 가슴판이나 어깨에 막혀 버리는 거죠. 제가 레슨한 아마추어 골퍼들 중 이런 어려움을 겪는 분이 최소한 절반은 될 정도로 흔한 문제입니다.

백스윙 기본 편에서 다룬 것처럼 팔과 몸통, 손뭉치가 삼각형을 이루지 못하고 쪼그라든 겁니다. 손과 팔이 다니는 ‘길’을 잘 몰라서이기도 하고요. 그립을 잡은 손뭉치가 몸에 가까워지고 오른팔은 치킨윙처럼 몸 뒤로 빠지거나 붙어서 스윙 반경이 쪼그라들고 힘을 쓸 수 없게 됩니다. 일부 골퍼는 이렇게 쪼그라든 백스윙을 무의식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상체를 타깃 쪽으로 기울이는 ‘역피봇’ 동작을 하곤 한답니다. 보상 동작은 또 다른 보상 동작을 낳기도 하죠. 쪼그라든 팔을 펼쳐야 다운 스윙이 되기 때문이에요. 오른쪽 어깨와 몸통이 공쪽으로 덤비는 건데, 훅이나 슬라이스가 나기 십상이죠. 모아진 힘이 적으니 비거리 또한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왼팔을 오른쪽 귀 뒤로 올리듯이런 문제를 교정하려면 두 가지 이미지를 염두에 두고 백스윙을 연습하는 게 좋습니다. 첫 번째는 오른쪽 귀를 기준 삼자는 겁니다. 백스윙할 때 왼팔이 귀 방향으로 올라가는(혹은 귀를 가리는) 듯한 이미지입니다. 두 번째는 오른손과 오른팔을 들어올린다기보다 몸통 바깥쪽으로 밀어내는 듯한 이미지입니다. 이때 그립을 마치 젖은 수건처럼 살짝 쥐어짜듯(양 손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힘을 줘야 수건이 짜지겠죠) 조여주면 효과가 더 좋아진답니다. 손과 몸통 사이 간격이 넓어져 백스윙 아크가 훨씬 크게 그려지고 톱의 위치도 높아진다는 거죠.

이렇게 백스윙하면 왼팔은 실제로는 귀보다는 조금 낮은, 즉 귀와 어깨 사이 어딘가에 있게 될 겁니다. 중력의 영향을 받아 팔이 의도한 만큼 올라가진 않기 때문이죠. 왼 팔뚝은 거의 턱에 붙을 겁니다.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교정 성공 여부를 확인하기 좋습니다. 포수가 타자를 바라보는 위치에서 사진을 찍었을 때 오른쪽 어깨가 왼팔 밑에 보이면 교정이 잘된 겁니다. 반대로 오른쪽 어깨가 왼팔 위로 올라가 있다면 여전히 교정이 안 된 거라고 봐야 합니다.

여기서 한 번 새겨야할 게 있습니다. 타이거 우즈(미국)의 전성기(1996~2002년)를 같이 보낸 세계 최고 골프 교습가인 부치 하먼(미국)의 말입니다. 자칫 이런 연습이 팔만 번쩍 들어올리는 또 다른 문제로 연결되지 않으려면요. “백스윙은 들어올리는 게 아닙니다. 회전입니다.”

김영 < 골프 인스트럭터·방송해설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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