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신장은 물론 몸 구석구석 합병증 생기는 당뇨…생활습관 관리 중요"
입력
수정
[당뇨 명의(名醫) 인터뷰]오승준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당뇨병 관리는 간단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 실천하기 어렵습니다. 의료진은 가이드 역할만 합니다. 환자 스스로 노력하지 않으면 관리하기 어려운 질환이죠.”
오승준 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당뇨병을 더 이상 노인성 질환이나 희귀질환으로 인식해서는 안된다”며 “발끝 괴사부터 머리끝 뇌졸중까지, 혈액이 출발하는 심장부터 걸러지는 신장까지 온몸 구석구석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침묵의 살인자로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뇨병은 심뇌혈관, 눈, 신장, 족부 등 다양한 신체기관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면역체계 이상이나 감염 등으로 인슐린을 만드는 세포가 파괴되는 1형 당뇨병과 인슐린은 만들어지지만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환자의 95%는 2형 당뇨병이다. 40대 이후 주로 생긴다. 식사·운동·약물요법을 통해 조절할 수 있다. 1형 당뇨병은 30대 전후에 주로 생긴다. 평생 인슐린 주사를 맞아야하는 환자도 많다.
당뇨병의 발생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여러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것은 유전이다. 부모 모두 당뇨병이면 자녀가 당뇨병을 앓을 확률은 30%다. 한 사람만 당뇨병이면 15% 정도 확률로 당뇨병이 생긴다.
비만도 원인이 된다. 인슐린 반응이 떨어져 인슐린을 많이 필요로하고 결국 인슐린이 제대로 분비되지 않으면서 당뇨병이 생긴다. 비만은 고혈압, 고지혈증, 동맥경화 등의 원인이다. 비만한 당뇨환자는 합병증이 생길 위험도 높다. 오 교수는 “국내에는 서양인처럼 고도비만이 아니어도 당뇨병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인슐린 저항성보다는 인슐린 분비 결함이 더 중요한 원인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당뇨병 합병증에는 혈당이 급격히 높아지거나 떨어져 생명을 위협하는 급성 합병증이 있다. 장기간 고혈당 상태에 노출돼 생기는 만성합병증도 있다. 합병증이 생기는 것을 막거나 시기를 늦추기 위해서는 약을 잘 챙겨 먹고 식사, 운동을 잘 해 혈당을 조절해야 한다. 고혈압, 고지혈증 등 동반 질환을 치료하고 정기적으로 합병증 검사도 해야 한다.
대표적인 당뇨병 합병증은 심근경색, 협심증 등 심혈관질환, 중풍 등 뇌혈관 질환, 망막증 신장병 신경병증 등 미세혈관 합병증이다. 만성합병증은 발병하면 치료하기 어려워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을 예방하려면 생활습관을 잘 교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체중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지방, 고칼로리 음식을 제한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나 과일을 섭취해야 한다. 저녁식사는 가능한 한 일찍 하는 것이 좋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도움된다. 한두번 등산이나 헬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습관적으로 운동을 해야 효과적이다. 매일 1~2km를 빠르게 걷거나 가벼운 달리기를 주마다 최소 5번 이상 해야 한다.오 교수는 "당뇨병의 예방부터 혈당조절, 합병증 예방, 관리에 이르기까지 교육이 빠지면 안된다"며 "정기적인 당뇨병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질병 이해도가 높아지면 혈당 조절 및 합병증 관리가 잘 된다는 것은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고 했다. 그는 "피할 수 없다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당뇨병의 완치가 어렵지만 적극적으로 자기 관리를 하면 건강한 미래에 한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