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선 잡은 이다연…루키들, 희비 갈린 '신고식'

효성챔피언십 첫날

'작은 거인' 이다연 선두 질주
새 시즌 마수걸이 우승 시동
2020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 대회인 효성챔피언십이 6일 베트남 트윈도브스GC에서 막을 올렸다. 대회 첫날 선두 경쟁을 펼친 이다연(사진 왼쪽)과 유해란이 샷을 날리고 있다. KLPGA 제공
베트남 호찌민의 트윈도브스GC(파72·6579야드) 10번홀(파4). 전반 9개 홀을 4언더파 공동 1위로 마친 이다연(22)은 이 홀에서 파를 기록하며 단독 선두를 지켰다. 공동 선두였던 루키 황정미(20)가 이 홀에서만 세 타를 잃은 직후다. 고덕호 SBS골프 해설위원은 “10번홀은 그린은 크지만 정작 공을 떨어뜨릴 좋은 위치는 적다”며 “파만 지켜도 ‘생큐’일 정도로 어려운 홀”이라고 평가했다. 이다연은 남은 홀에서 한 타를 더 줄이며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이다연, 새 시즌 첫 대회 첫날 1위‘작은 거인’ 이다연이 2020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첫 대회 효성챔피언십(총상금 7억원·우승상금 1억4000만원) 대회 첫날을 단독 선두로 시작했다. 1번홀(파4)에서 출발해 두 홀을 파로 막은 이다연은 3번홀(파4)에서 제대로 시동이 걸렸다. 3번홀 버디를 시작으로 6번홀(파5), 7번홀(파4), 9번홀(파4)까지 전반에만 보기 없이 4개의 버디를 골라냈다. 후반 들어 12번홀(파4) 첫 보기를 내주면서 루키 유해란(18)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지만 ‘잠깐’이었다. 남은 6개 홀에서 버디 2개를 추가하며 5언더파로 리더보드 맨 윗단에 이름을 올렸다.

새 시즌 첫 대회에서 첫 우승을 향한 첫 단추를 차근차근 꿰어 나갔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시즌 메이저 대회(기아차 한국여자오픈)를 포함해 2승을 올린 멀티 챔프다. 장타와 정교한 퍼팅을 겸비해 ‘토털 골퍼’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기복이 심하지 않고, 실수해도 큰 동요가 없는 ‘강철 멘탈’이 자산이다.

‘괴물 루키’ 유해란이 보기 없이 버디만 3개를 골라내며 3언더파 공동 2위에 자리했다. 이날 대다수 선수를 괴롭힌 10번홀에서 첫 버디를 기록한 후 11번홀(파5), 15번홀(파4)에서 한 타씩 더 줄였다. 그는 지난 8월 제주삼다수마스터스에 추천 선수로 출전해 ‘깜짝 우승’을 신고하는 등 2019시즌 이미 열한 차례 정규투어를 뛰었다. 하지만 이번이 정식 루키 자격으로는 첫 대회다. 투어는 한 시즌 대회의 50% 이상을 뛰어야 루키로 인정한다. 정규투어를 빨리 뛰어본 경험이 ‘플러스’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2019시즌 3승을 수확하며 루키 돌풍의 한 축을 담당한 임희정(19)이 유해란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전반 1오버파에 그쳤지만 후반 들어 버디를 5개 잡고 보기는 1개로 막는 뒷심을 발휘했다.희비 엇갈린 루키들의 신고식

유해란이 루키로서 상위권에 오른 반면 기대를 모은 또 다른 루키들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정윤지(19)는 이날 버디를 2개 잡았지만 보기 6개, 더블보기 1개를 각각 내줬다. 6오버파 공동 75위로 대회를 시작했다. 드림투어에서 ‘퍼팅 달인’으로 평가받은 노승희(18)도 고전했다. 전반에 세 타를 잃고 후반에도 두 타를 더 내줘 5오버파 공동 64위에 그쳤다. 2019시즌 드림투어에서 평균 타수 1위(69.7059), 톱10 피니시 1위(52.9412), 평균 퍼팅 4위(29.8529)를 각각 기록한 실력파다.

정윤지와 국가대표 동기이자 2019시즌 루키로서 신인왕을 꿰찬 조아연(19)은 보기만 7개를 범해 7오버파 공동 84위에 머물렀다. 정윤지는 생일이 12월로 늦어 정규투어 데뷔가 1년 늦었다.2019시즌 ‘대세’ 최혜진(20)은 버디 3개를 잡는 동안 보기는 1개로 막으면서 2언더파 공동 4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생애 첫승에 도전하는 박주영(29)과 최은우(24), 김아림(24), 김예진(24)이 최혜진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