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혈경쟁 우려에도…" 저비용항공사, 비수기 고객잡기 총력

업계선 "이미 공급 과잉…현 운임으론 탑승률 올라도 수익 못 내"

최근 항공업계가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가 겨울철 비수기 고객을 잡기 위해 노선을 다각화하고 각종 이벤트를 내놓는 등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최대 성수기인 3분기에서 죽을 쑨 만큼 이를 만회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지만 업계 안팎에서는 LCC 간 출혈 경쟁이 심화함에 따라 실적 턴어라운드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23일부터 인천∼중국 옌타이(煙台)에 주 4회 신규 취항하며 중국 노선을 확대한다.

신규 취항을 기념해 최저 4만4천900원(편도 총액 기준)에 예매 가능한 특가 이벤트도 22일까지 진행한다.에어서울은 베트남의 휴양지 냐짱(나트랑) 신규 취항을 앞두고 18일부터 내년 3월28일까지 탑승하는 승객에 한해 편도 항공권을 최저 10만2천500원(유류세·공항세 포함)에 제공하는 이벤트를 12일까지 진행한다.

냐짱 여행 정보 커뮤니티 '베나자'에 e-티켓을 인증하면 현지 리조트 1박 숙박권, 공항 안심 픽업 이용권 등도 제공한다.
진에어는 25일부터 진에어의 단독 노선인 인천∼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 구간의 운항을 기존 주 7회에서 14회로 늘린다.연중 기후가 온화한 조호르바루는 아시아 1호 레고랜드 테마파크 등이 있는 말레이시아 제2의 도시다.

겨울 여행객을 잡기 위한 할인 항공권과 이벤트도 풍성하다.

이스타항공은 겨울 방학을 이용해 중국 상하이 노선을 이용하는 현지 유학생과 교민, 가족을 대상으로 정상 운임 대비 77% 할인된 금액의 항공권을 내놨다.상하이에서 출발하는 편도와 왕복편을 각각 13만6천원과 22만1천원에 구입할 수 있다.

에어서울은 24일까지 인천∼코타키나발루 항공권을 편도 총액 기준 최저 11만3천700원에 판매하며, 추첨을 통해 연말 카운트다운 파티인 '수트라하버 논스톱 메가파티' 티켓도 준다.

티웨이항공은 대구∼필리핀 세부 6만5천400원(편도 총액 기준), 부산∼대만 타이중 5만1천100원 등 대구와 부산, 제주에서 출발하는 지방 고객을 잡기 위한 항공권 특가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다.

제주항공은 인천∼베트남 푸꾸옥 노선의 티켓을 오는 17일까지 최저 11만1천원(편도 총액 기준)에 판매한다.

인터컨티넨탈 푸꾸옥 롱 비치 리조트, 퓨전 푸꾸옥 리조트 등 탑승객 대상 숙박 프로모션도 함께 진행한다.

제주항공은 이와 함께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1970년대생을 겨냥해 '추억의 노래 3초 듣고 맞히기', '추억의 도시락' 판매 등 이색 이벤트도 내놨다.
이처럼 LCC마다 서로 경쟁적으로 동남아 노선 다변화, 저렴한 항공권, 호텔 숙박권 제공 등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으며 고객 끌어모으기에 한창이다.

하지만 올해 10월 기준 LCC 여객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6% 성장에 그칠 정도로, 단거리 노선은 여전히 '공급 과잉'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장기간 LCC 주도의 여객 성장으로 베트남 등 중단거리 노선 여행지에 대한 경험도가 상승해 출국자 수 성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저비용항공 시장은 2018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수요 조정으로 공급 과잉 구간에 진입했다"며 "특히 현재 운임은 탑승률이 높아져도 수익을 내기 어려운 수준까지 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2일 첫 취항한 신생 LCC인 플라이강원은 취항을 기념해 강원도민을 대상으로 양양∼제주 노선 요금을 주중은 편도 3만원, 주말은 편도 5만원에 각각 판매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에는 편도 기준 주중 2만원, 주말 3만원의 파격가를 내놓기도 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취항 초반 프로모션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일 수 있지만 그 정도 가격으로는 비행기를 띄우면 띄울수록 적자가 날 것"이라며 "나중에 가격을 정상화하면 이용객 수가 급감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보잉 B737맥스의 운항 정지로 신규 노선 취항이 여의치 않은 상태에서 LCC 업계가 동남아 노선을 두고 서로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현재 항공 업황을 고려하면 보잉737맥스 기종의 도입 지연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의견도 나온다.김영호 연구원은 "내년 미국을 시작으로 점진적으로 (보잉737맥스의) 운항이 재개될 경우 국내 항공사가 체결한 리스와 구매 계약에 대한 이행 의무, 난관 타계를 위한 노선 차별화 니즈로 인해 공급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