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 리더 보노 만난 文대통령 "평화의 길에 예술 역할 커"

보노, 南北 음악인 역할 언급…文대통령에 시집 선물도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전설적인 록밴드 U2의 리더이자 보컬인 보노를 만나 평화를 위한 예술의 역할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전날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내한공연을 한 U2는 그래미를 총 22회 수상한 유명 밴드로 다양한 정치·사회적 현안에 의견을 내왔고, 특히 보노는 빈곤 퇴치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등 인도주의 활동가로서 과거 노벨평화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청와대에서 40여분간 진행된 이번 접견에서 문 대통령은 "평화의 길에 음악을 비롯한 문화·예술의 역할이 크다"고 강조했다고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에 대해 보노는 "음악은 힘이 세다(Music is powerful)"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남북 음악인들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접견은 보노가 한국 정부의 국제사회 질병퇴치 기여에 감사를 표하겠다면서 문 대통령 예방을 요청해 성사된 것이라고 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보노는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한국의 경제 발전을 높이 평가하면서, 특히 국제공조를 받던 국가에서 최초의 공여국이 된 점을 들어 "진정한 기적"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제사회의 도움에 힘입어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며 "이제는 그 도움을 잊지 않고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려 한다"는 답변을 했다고 고 대변인은 전했다. 보노는 자신의 서재에서 꺼내온 것이라며 199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일랜드 시인 셰이머스 히니로부터 직접 친필서명을 받은 시집을 문 대통령에게 선물했다.

문 대통령은 선물에 감사를 표하며 "한국의 수많은 U2 팬들을 잊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김정숙 여사 역시 전날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U2 내한공연을 관람하면서 보노와 환담을 했다고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김 여사는 이 자리에서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했으면 남북 분단으로 휴전 중인 상황을 잘 이해했을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70년간 적대관계가 있었지만 지난 2년간 많은 진전도 있었다.

평화를 향해 갈 길이 멀지만 꼭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아일랜드 출신인 보노는 "아일랜드도 분단을 경험한 바 있다"며 "대중에게 긍정과 희망의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한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