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검찰, 조직이익만을 위해 수사…민주주의 위협"

'하명수사' 논란 관련 "검찰이 토착비리 덮은 게 본질"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간 기념회서
이른바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황운하 대전지방경찰청장이 자신의 저서 출간 기념회에서 "검찰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며 검찰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황 청장은 9일 대전시민대학 식장산홀에서 열린 저서 '검찰은 왜 고래고기를 돌려줬을까' 출간 기념 북 콘서트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공수처는 괴물이 돼 버린 검찰 제도를 견제할 불가피한 수단"이라며 "최근 검찰은 수사권을 무기로 오로지 검찰조직 이익만을 위해 수사하며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출되지 않은, 정당성 없는 검찰 권력이 자기들만의 잣대로 도발을 감행해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헌법 정신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명수사 논란이 인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수사에 대해서는 "검찰이 경찰의 토착 비리 수사를 방해하고, 불기소 처분을 해 사건을 덮은 게 본질"이라고 주장했다.

황 청장은 앞서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검찰은 독점적인 영장청구권과 수사지휘권으로 경찰의 토착 비리 수사를 무력화했다"며 "검찰은 원래 미리 틀을 짜놓고 여론몰이하며 억지로 꿰맞추는 데 익숙한 조직"이라고 강도 높게 비난했다.

고래고기 환부사건에 대해 그는 북 콘서트에서 "검찰개혁 필요성을 웅변적으로 말해주는 사례"라고 표현했다.그는 당시 담당 검사가 서면 질의에 답하지 않고 해외 연수를 떠난 것을 언급하며 "대한민국 검사들은 (자신들이) 법 위에 군림하는 것으로 착각한다"며 "자신의 불법은 아무에게도 수사받지 않는다는 오만함에 젖어있다"고 비판했다.

황 청장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수사를 '불필요한 수사'라고 못 박았다.

그는 "청문회 준비 중인 장관 후보자에게 의혹이 제기됐다고 느닷없이 검찰 수사가 시작됐다"며 "앞으로 의혹이 제기된다고 해서 다 수사할 것이냐, 그런 수사가 검찰이 해야 할 수사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날 북 콘서트에는 행사장 수용인원(280석)을 넘는 황 청장 지지자들이 찾아 검찰에 대한 날 선 비판을 경청하며 주요 대목마다 박수로 화답했다.

일각에선 분위기만 놓고 보면 총선 출정식을 방불케 한다는 해석도 내놨다.

황 청장은 이미 여러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총선 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행사 장소인 대전 중구가 황 청장이 퇴직 후 출마하려고 마음먹은 지역구다.

실제 이날 행사장에는 선거관리위원회 측도 나와 현장 상황을 점검했다.

황 청장도 이를 의식한 듯 정치적인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경찰 은퇴 후 진로를 묻는 참석자에게 그는 "고민하고 있다는 말씀만 드리겠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내년 총선에 떨어지면 재도전 할 거냐"는 질문에는 "(나는) 국회의원을 하려고 정치하려는 게 아니다, 좋은 정치를 하는 길이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