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헤지펀드가 두 손든 주식 : 애플과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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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올들어 25% 넘게 올랐습니다.
지난 10월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발표된 이후 1% 이상 떨어진 날이 하루도 없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12월에도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12월은 뉴욕 증시가 역사적으로 가장 많이 상승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지난 1950년 이후부터 작년까지 69년간 S&P500 지수는 12월에 51번 상승했으며, 월간 상승률은 1.35%에 달합니다.
이렇게 뉴욕 증시가 좋지만, 미국의 헤지펀드들은 궁지에 처해있습니다.
헤지펀드는 비전통적인 방법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합니다. 올해 무역전쟁으로 시장이 요동치자 이들은 중간 중간에 주식을 팔거나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등 투자전략을 바꾼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결국 수익률을 까먹는 결과로 귀결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8.6%에 그쳤습니다. 이는 S&P 500 지수의 수익률뿐 아니라 미 채권시장의 블룸버그 바클레이즈지수의 연간 수익률 10.4%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많은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S&P 500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내자 고객들은 헤지펀드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에 사업을 접은 헤지펀드 수는 213개로 신규로 설정된 펀드 수(136개)를 넘습니다. 현재 운용되는 펀드 수는 9546개로 2014년 피크 대비 6% 줄었습니다.
이런 헤지펀드들을 가장 손해를 본 주식으로는 세 개가 꼽힙니다. 애플과 테슬라, 그리고 일부 유통주입니다.
①애플
월가에선 애플이 올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이폰 매출이 기조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서비스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 중에선 작은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선 "아이폰이 안 팔리면 서비스 매출이 어떻게 늘어나겠냐"고 지적을 해왔습니다.실제 지난 3분기(4~6월)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한 비중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상반기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자, 시장은 애플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애플이 중국 정부의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 10월 이후 협상모드에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올들어 거의 70% 상승했습니다.
②테슬라
테슬라에 대한 전망은 암울했습니다. 모델3는 결국 '제조 지옥'에 빠져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지난 5월 현금이 기록적 속도로 증발하고 있다는 소식에 테슬라 채권에 대한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은 673bp까지 치솟았습니다. 포드(200bp대)의 3배에 달했습니다. 당시 주가는 170달러대까지 내려갔습니다. 2016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여기에 미 정부 보조금이 지난 6월말로 종료되면 판매가 급감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짓고 있는 중국 공장도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델3는 분기당 10만대 판매 선에 바짝 다가섰고, 제조비용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중국 공장 생산이 시작됐는데, 마침 미·중 무역협상은 진전되고 있습니다.
헤지펀드들은 막대한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했습니다. 테슬라는 가장 공매도가 많은 주식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지난 5월 말부터 따지면 거의 두 배, 10월말부터 따지면 한달 반만에 34% 급등하면서 큰 손실을 봤습니다.③월마트, 타겟 등 일부 유통주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전자상거래 약진으로 유통주들의 주가 전망은 어두웠습니다. 유통주들은 공매도가 많은 대표적인 주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메이시스, JC페니, 블루밍데일 등 백화점 주식에 한정된 이야기였습니다.월마트와 타겟, TJ맥스, 코스트코 등은 올해 탄탄한 실적을 앞세워 모두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거나 특화된 강점 등을 바탕으로 매출이 계속 증가한 덕분입니다.
유통주를 공매도했던 헤지펀드들도 막대한 손해를 봤습니다.
애플의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을 더하면 독일, 인도 전체 증시보다 커졌습니다.
9일 모건스탠리는 뉴욕 증시의 가장 큰 위험으로 성장주를 지목했습니다. 경기 관련주인데,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겁니다.
과연 애플은 내년에도 계속 상승할 지 주목됩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지난 10월 미·중 1단계 무역합의가 발표된 이후 1% 이상 떨어진 날이 하루도 없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습니다. 12월에도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12월은 뉴욕 증시가 역사적으로 가장 많이 상승하는 달이기도 합니다. 지난 1950년 이후부터 작년까지 69년간 S&P500 지수는 12월에 51번 상승했으며, 월간 상승률은 1.35%에 달합니다.
이렇게 뉴욕 증시가 좋지만, 미국의 헤지펀드들은 궁지에 처해있습니다.
헤지펀드는 비전통적인 방법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합니다. 올해 무역전쟁으로 시장이 요동치자 이들은 중간 중간에 주식을 팔거나 공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등 투자전략을 바꾼 곳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전략은 결국 수익률을 까먹는 결과로 귀결됐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헤지펀드리서치(HFR)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11월말까지 헤지펀드들의 수익률은 8.6%에 그쳤습니다. 이는 S&P 500 지수의 수익률뿐 아니라 미 채권시장의 블룸버그 바클레이즈지수의 연간 수익률 10.4%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많은 수수료를 받으면서도 S&P 500 지수보다 낮은 수익률을 내자 고객들은 헤지펀드를 외면하고 있습니다.
지난 1분기에 사업을 접은 헤지펀드 수는 213개로 신규로 설정된 펀드 수(136개)를 넘습니다. 현재 운용되는 펀드 수는 9546개로 2014년 피크 대비 6% 줄었습니다.
이런 헤지펀드들을 가장 손해를 본 주식으로는 세 개가 꼽힙니다. 애플과 테슬라, 그리고 일부 유통주입니다.
①애플
월가에선 애플이 올해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아이폰 매출이 기조적으로 감소하고 있고, 서비스 매출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전체 매출 중에선 작은 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선 "아이폰이 안 팔리면 서비스 매출이 어떻게 늘어나겠냐"고 지적을 해왔습니다.실제 지난 3분기(4~6월) 매출에서 아이폰이 차지한 비중은 2012년 이후 처음으로 50% 이하로 떨어졌습니다.
게다가 상반기 미·중 무역전쟁이 심화되자, 시장은 애플이 가장 큰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중국 매출 비중이 큰 애플이 중국 정부의 타겟이 될 수 있다는 우려였습니다.
하지만 미·중 무역전쟁은 지난 10월 이후 협상모드에 진입했습니다. 그리고 서비스 매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애플은 올들어 거의 70% 상승했습니다.
②테슬라
테슬라에 대한 전망은 암울했습니다. 모델3는 결국 '제조 지옥'에 빠져 성공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습니다. 지난 5월 현금이 기록적 속도로 증발하고 있다는 소식에 테슬라 채권에 대한 CDS(신용부도스왑) 프리미엄은 673bp까지 치솟았습니다. 포드(200bp대)의 3배에 달했습니다. 당시 주가는 170달러대까지 내려갔습니다. 2016년 이후 가장 낮았습니다.여기에 미 정부 보조금이 지난 6월말로 종료되면 판매가 급감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나왔고,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짓고 있는 중국 공장도 무역전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란 예상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델3는 분기당 10만대 판매 선에 바짝 다가섰고, 제조비용도 하락하고 있습니다. 지난달부터 중국 공장 생산이 시작됐는데, 마침 미·중 무역협상은 진전되고 있습니다.
헤지펀드들은 막대한 테슬라 주식을 공매도했습니다. 테슬라는 가장 공매도가 많은 주식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주가가 지난 5월 말부터 따지면 거의 두 배, 10월말부터 따지면 한달 반만에 34% 급등하면서 큰 손실을 봤습니다.③월마트, 타겟 등 일부 유통주
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전자상거래 약진으로 유통주들의 주가 전망은 어두웠습니다. 유통주들은 공매도가 많은 대표적인 주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메이시스, JC페니, 블루밍데일 등 백화점 주식에 한정된 이야기였습니다.월마트와 타겟, TJ맥스, 코스트코 등은 올해 탄탄한 실적을 앞세워 모두 주가가 크게 올랐습니다. 온라인 판매가 증가하거나 특화된 강점 등을 바탕으로 매출이 계속 증가한 덕분입니다.
유통주를 공매도했던 헤지펀드들도 막대한 손해를 봤습니다.
애플의 주가는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시가총액을 더하면 독일, 인도 전체 증시보다 커졌습니다.
9일 모건스탠리는 뉴욕 증시의 가장 큰 위험으로 성장주를 지목했습니다. 경기 관련주인데, 너무 많이 올랐다는 겁니다.
과연 애플은 내년에도 계속 상승할 지 주목됩니다.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