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수익률 10% 선방했지만…'만능통장' ISA, 의무 가입기간 5년은 단점

‘만능통장’이라고 불리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고객이 직접 운용하는 ‘신탁형’과 금융회사에 운용을 일임하는 ‘일임형’으로 나뉜다. 일임형 ISA의 누적 수익률은 해당 금융회사의 실력을 엿볼 수 있는 지표로, 투자자가 상품과 운용사를 선택할 때 참고해야만 낭패를 겪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출시한 지 3개월이 넘은 국내 ISA의 모델포트폴리오(MP·추천 상품 집합) 누적 수익률은 지난 10월 말 현재 평균 10.16%를 기록했다. 한 달 전에 비해 0.46%포인트 오른 수치다. 2016년 도입된 ISA는 최소 5년을 묶어놔야 하는 장기 투자 상품으로 이번 수익률 산출에 반영된 누적 기간만 3년이 넘는다.

조사 대상 PM 205개 가운데 85.4%(175개)가 5%를 초과하는 수익률을 냈다. 플러스 수익률을 낸 건 97.6%(200개)에 달한다.

유형별로는 초고위험 MP의 수익률이 16.56%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고위험 13.07% △중위험 8.74% △저위험 6.96% △초저위험 5.35% 순이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미·중 무역협상 ‘스몰딜(부분 합의)’ 기대 등으로 국내외 주식시장이 상승했지만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줄어들면서 채권시장이 약세로 돌아선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증권사별로는 NH투자증권이 평균 수익률 15.58%로 1위를 차지했다. 메리츠종금증권(14.86%), DB금융투자(13.62%), 현대차증권(13.38%), 신한금융투자(13.16%), 미래에셋대우(13.12%), 키움증권(12.93%)이 뒤를 이었다. MP별로 보면 키움증권의 기본투자형(초고위험)이 누적 수익률 38.90%로 1위에 올랐다. 현대차증권의 ‘수익추구형 A2(선진국형)’(16.61%), 우리은행의 ‘글로벌우량주(공격형)’(33.78%) 등도 양호한 성적을 거뒀다.

최근 1년 수익률 기준으로는 우리은행의 ‘글로벌우량주(공격형)’가 17.33%로 선두였다. 이어 키움증권의 ‘기본투자형(초고위험)’(17.30%), 현대차증권의 ‘수익추구형 A2(선진국형)’(16.61%) 등의 순이었다.

수익률이 나쁘지 않음에도 가입자 증가세는 여전히 저조한 편이다. 한때 250만 명에 육박했던 국내 ISA 가입자는 지난 10월 말 210만682명으로 쪼그라들었다. 이는 세제 혜택에 비해 의무 가입기간이 지나치게 길어 투자자들이 가입을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ISA 가입자의 평균 투자금액은 1인당 297만8985원인데 이 경우 비과세 혜택은 4만4660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본 5년을 묶어놔야 하는데 중도해지하면 세제 혜택이 무효가 되기 때문에 그동안 받은 것마저도 다시 토해내야 한다”며 “정부가 이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투자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