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 러시아의 크림반도 점령 규탄 결의

러시아의 크림반도·세바스토폴 점령을 규탄하고 지체 없는 군사력 철수를 촉구하는 결의안이 유엔 총회에서 채택됐다.

AP통신에 따르면 유엔은 9일(현지시간) 열린 총회에서 우크라이나 측이 제출한 이번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63표, 반대 19표로 가결 처리했다. 전체 193개 회원국 가운데 66개국은 기권했고 45개국은 투표하지 않았다.

채택된 결의안은 "점령 세력으로서 러시아 연방에 의한 크림반도의 급진적 군사화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결의안은 또한 "긴장의 위험한 증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 연방의 정당화되지 않은 군사 이용에 대한 (유엔 총회의) 최대한도의 우려"를 나타냈다. 결의안은 크림반도를 둘러싼 흑해 일부, 아조프해, 케르치 해협에서의 러시아 행동에 대해서도 우려를 재차 표명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11월 케르치 해협에서 러시아가 나포한 우크라이나 군함 승조원 24명을 석방한 것에 대해 환영을 나타내고 "불법 억류된 우크라이나 시민의 석방을 보장하기 위한 추가 협상"을 촉구했다.

유엔 총회 결의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는 달리 법적 구속력을 갖지는 않는다. 볼로디미르 옐첸코 유엔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 "러시아의 행동은 흑해뿐 아니라 전체 서유럽 등에서 안보에 지대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폴얀스키 부대사는 이번 결의안을 "주장과 추정, 사실의 왜곡에 기초해 정치 이슈화하고 도발적인 문서"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벌어지는 분쟁 종식을 위해 올해 말까지 포괄적 휴전 절차를 이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러시아는 2014년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를 자국으로 병합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