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관광객 급감의 직격탄을 맞은 소매업종에서 대량 해고와 폐업 사태가 우려된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보도했다.SCMP에 따르면 최근 홍콩소매관리협회가 총 4천310개 점포를 운영하는 176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 조사 대상 업체의 30%가 향후 6개월 내 고용 인력의 10%를 해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고 계획이 있는 업체들은 홍콩 전체 소매업 종사자 27만 명의 21%인 5만6천여 명을 고용하고 있다.
이는 이들 업체가 고용 인력의 10%를 해고할 경우 5천600여 명의 대량 해고가 우려된다는 뜻이다.조사 대상업체 중 적자를 내는 업체는 무려 97%에 달했으며, 11%는 향후 6개월 내 폐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만약 홍콩 전체 소매업체 6만4천여 곳 중 11%가 폐업한다고 가정하면 이는 무려 7천여 개 소매업체가 문을 닫는다는 뜻이다.
홍콩소매관리협회 애니 체 회장은 "해고되는 직원들은 소비에 타격을 받고 주택담보대출 상환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대량해고 사태는 홍콩 경제 전체에 연쇄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했다.홍콩 소매업의 위기는 시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홍콩을 찾는 관광객이 급감한 탓이 가장 크다.
10월 홍콩 방문 관광객 수는 331만 명에 그쳐 작년 동기 대비 43.7% 급감했다.
이는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대유행했던 2003년 5월 이후 최대 수준의 관광객 감소율이다.이는 다시 소매업의 위기로 이어져 홍콩의 10월 소매 판매액은 301억 홍콩달러(약 4조8천억원)로 작년 동월 대비 24.3% 급감했다.
이는 홍콩 정부가 1981년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악의 소매 판매액 감소율이다.
특히 보석, 시계 등 고가품 매출은 43% 급감했으며, 의류, 신발 등의 매출도 37%나 줄었다.
홍콩소매관리협회는 "소매업체들이 이러한 위기에 빠졌지만, 건물 소유주들은 아직 임대료 인하를 주저하고 있다"며 "건물주들은 대승적 차원에서 하루빨리 임대료 인하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또한 홍콩 정부가 최근 발표한 40억 홍콩달러(약 6천100억원) 규모의 경기부양책 집행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며, 그 본보기로 홍콩 최고 갑부인 리카싱(李嘉誠) 전 CK허치슨홀딩스 회장의 예를 들었다.지난 10월 리카싱은 자신이 운영하는 자선재단을 통해 시위 장기화로 어려움을 겪는 소매, 여행, 요식업 분야 중소기업에 10억 홍콩달러(약 1천520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는데, 2만8천여 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이 모두 한 달 내에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