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대기 더 탁해…중국發 미세먼지 국내유입↑

10일 서울·경기·인천·충북 비상저감조치 발효
추위 풀리며 대기 정체 상황에서 중국발 미세먼지 국내로 유입
중국 초미세먼지, 농도 WHO 권고기준 20배
대구시는 10일 오후 1시를 기해 전역에 초미세먼지(PM 2.5) 주의보를 발령했다. 초미세먼지 농도는 82㎍/㎥로 세계보건기구 기준치(25㎍/㎥)의 3배를 웃돌았다. 이날 오후 대구 도심 상공이 전체적으로 미세먼지 탓에 희뿌옇게 보인다.(왼쪽) 9일에는 대구 도심 상공의 하층부는 미세먼지로 탁해 보이지만, 상층부는 파란 하늘을 볼 수 있었다.(오른쪽)/사진=연합뉴스
서울, 경기, 인천, 충북에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가 발효된 가운데 내일인 11일 오전 하늘이 한층 더 탁해질 것으로 보인다. 1급 발암 물질인 초미세먼지(PM-2.5)가 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유입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비상저감조치는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산하 한국환경공단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10일 오후 2시 기준 비상저감조치가 발효된 서울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평균 54㎍/㎥로 '나쁨'(36∼75㎍/㎥) 상태다. 인천은 51㎍/㎥, 경기 57㎍/㎥, 충북 56㎍/㎥로 역시 '나쁨' 수준이다. 비상저감조치가 내려지지 않은 지역 역시 전남과 제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지역의 초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이다.11일 미세먼지 농도는 전국이 '나쁨'으로 예상된다. 일시적으로 '매우 나쁨' 수준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추위가 풀린 지난 7일 대기가 정체한 상황에서 10일 새벽 따뜻한 서풍, 남서풍을 타고 고농도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로 들어왔다. 이에 대기질이 악화됐는데도 바람 방향이 바뀌지 않고 있는 상태다.

10일 새벽 중국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50∼200㎍/㎥을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 권고 기준(10㎍/㎥)의 15∼20배 수치다. 오후 2시에는 중국 상하이, 충칭, 선양 등 주요 도시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100㎍/㎥ 안팎을 기록 중이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국내 대기 질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서울 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10일 서울 양화대교에서 바라본 여의도 일대가 뿌옇게 보인다. 1급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가 중국에서 서풍을 타고 계속 유입 중이어서 내일 오전에는 공기가 한층 더 탁해질 것으로 보인다/사진=연합뉴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남서풍, 서풍을 타고 중국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며 "기온이 오르면서 오늘 낮에 대기 상층부로 확산했던 미세먼지가 기온이 내려가는 오늘 밤부터 내일 새벽 사이에 다시 가라앉으면 대기 질이 내일 오전에는 더 나빠질 수 있다. 11일 늦은 오후나 돼야 북서풍이 불어 미세먼지 농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미세먼지 농도가 점차 상승하고 있다"며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내일은 수도권, 충북은 물론 다른 지역으로도 비상저감조치 발령 범위가 넓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비상저감조치는 ▲당일 0시∼오후 4시 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50㎍/㎥를 초과하고 다음 날도 50㎍/㎥ 초과가 예상될 때 ▲당일 0시∼오후 4시 해당 시도 권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경보가 발령되고 다음 날 초미세먼지 농도 50㎍/㎥ 초과가 예상될 때 ▲다음 날 초미세먼지 농도가 75㎍/㎥ 초과('매우 나쁨')가 예상될 때 등 요건을 충족하면 발령된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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