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택시업계와 상생안 내놔라"…이재웅 "택시가 어떤 피해 입었나"

'타다 금지법' 놓고 날 선 공방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놓고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와 이재웅 쏘카(타다를 서비스하는 VCNC의 모회사) 대표 간 날 선 공방이 펼쳐졌다. 국토부는 “혁신 산업을 죽일 거냐, 살릴 거냐는 이분법적 주장 말고 택시업계와의 구체적인 상생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대표는 “택시업계가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부터 설명해보라”고 반박했다.

김상도 국토부 종합교통정책관은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타다의 비즈니스 모델에서 ‘불법’이라는 꼬리표를 떼려면 제도적 틀 안에서 사업하길 바란다”며 “법안이 졸속이고 합의가 안 됐다는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타다 제도권 내 수용’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셈이다. 여객운수법 개정안엔 렌터카의 기사 알선 범위를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렌터카와 기사를 한꺼번에 빌려주는 타다의 사업 모델을 허락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개정안을 타다만 반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정책관은 “국토부의 실무기구에 참여한 기관 12곳 중 타다 한 곳만 법제화에 반대하고 있다”며 “카카오모빌리티, KST모빌리티, 벅시, 코나투스 등 제도권 안에서 혁신을 지향하는 기업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다시 할 말을 잃었다”로 시작하는 반박 글을 올렸다. 그는 “국토부는 국민인 택시기사가 신산업 때문에 피해를 봤다면 그 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조사하고 그 피해를 어떻게 보상할지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곳”이라고 지적한 뒤 “국민의 이동 편익을 증가시킨 타다가 수천억원의 정부 보조금을 받는 택시업계 피해를 파악해 상생책을 마련해야 하느냐”고 되물었다.택시업계와 협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상생책이라면 80여 대의 택시가 참여하는 ‘타다 프리미엄’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원래 계획은 20%쯤 되는 400대였는데 개인택시조합의 조직적 반대로 80여 대가 됐다”고 덧붙였다.

타다의 강력한 반발에도 국토부는 법제화 작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토부는 모빌리티 업체들과 함께 여객운수법 개정안 시행령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김남영/최진석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