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클레멘티, 피아노 소나타 g단조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이탈리아 출신이지만 주로 영국에서 살았던 무치오 클레멘티(1752~1832)는 유명한 피아노 교본을 쓴 교육자이면서 18세기 후반의 중요한 작곡가이기도 했다. 60곡이 넘는 피아노 소나타를 남겼고 피아노 제작자로도 성공했다.

클레멘티는 바로크 시대의 쳄발로와 구별되는 건반악기로서 피아노 주법을 개발한 주역이기도 하다. 그의 소나타는 동시대 하이든, 모차르트의 간결함을 넘어 베토벤의 낭만주의적 성향을 예고하는 면이 있다. 위대한 피아니스트 블라디미르 호로비츠가 사랑했던 g단조의 소나타 Op.34-2(1795)는 주제의 성격이나 그 전개방식이 마치 베토벤 중기 소나타를 듣는 듯하다.베토벤도 18년 선배인 클레멘티를 높이 평가했다. 적어도 피아노 소나타에 관한 한 자신의 스승으로 생각한 것 같다. 베토벤의 선구자로 하이든과 모차르트만 생각하는 것은 소위 ‘빈 고전주의’라는 고정관념에 지나치게 매달린 결과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