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법안도 험난할 듯…'쪼개기 국회' vs 필리버스터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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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한국당 '폭풍전야'더불어민주당이 자유한국당을 뺀 야 4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과 내년도 예산안을 10일 강행 처리하면서 정국이 급속도로 얼어붙을 전망이다. 여야의 ‘강 대 강’ 대치 국면 속에 연말 국회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민주당이 당장 11일 한국당과 협의 없는 선거법 개정안 상정을 예고하면서 여야의 정면 충돌도 불가피해졌다.
선거법 이견 좁힌 '4+1'
與, 11일 선거법도 상정 강행
패스트트랙 법안 정면충돌한국당은 10일 민주당과 야 4당 등 ‘4+1 협의체’가 수정한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예산 폭거”라고 반발하면서 강력한 투쟁을 예고했다. 심재철 한국당 원내대표는 “정체 불명의 야합세력들이 혈세를 도둑질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여당이 제1 야당과 합의 없이 예산을 강행 처리한 사례가 최근 10년간 없었다는 점을 들어 협치를 포기했다고 성토했다. 한국당은 철회를 검토했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카드’를 꺼내 들고 선거제 개편 저지에 나설 계획이다. 패스트트랙 법안 각각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해 표결을 지연한다는 작전이다.
반면 민주당은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속도를 낼 태세다.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카드에 맞서 ‘쪼개기’ 임시국회를 통해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당장 선거법 개정안을 11일 임시국회에 올리는 동시에 다음 임시국회 소집요구서를 낼 예정이다. 필리버스터는 회기 종료와 함께 자동 종결되며, 필리버스터가 이뤄진 안건은 다음 회기에서 바로 표결된다는 규정에 따른 것이다. 3~4일의 짧은 임시국회를 여러 번 개최하면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를 깰 수 있다는 것이 민주당의 계산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11일부터 총 여덟 번의 임시국회를 열면 다음달 6일엔 ‘유치원 3법’을 포함해 쟁점 법안을 모두 처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4+1 협의체’도 가세이날 예산안 통과에 공조한 야 4당은 선거법 합의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들은 기존 지역구 250석, 비례 50석 안(案)에서 비례대표 의석 25석에 대해서만 연동률을 적용하는 것으로 이견을 좁혔다. 연동률을 50%가 아니라 20%대로 낮추는 방안도 나왔다.
농어촌 지역구 의석이 줄어들지 않는 방향의 선거구 획정 인구 기준을 ‘선거일 전 3년 평균’으로 설정하는 방안도 사실상 확정했다. 현재는 선거일 전 15개월이 속한 달 말일(지난 1월 31일)을 기준으로 잡는다. 이 경우 부산 남구을, 전남 여수시갑, 경기 광명갑, 전북 익산시갑 등이 통폐합 대상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호남에서만 두 곳의 지역구가 없어지는 셈이다. 대안신당 관계자는 “선거구 획정 기준 인구 수를 3년 평균으로 하면 호남 지역 지역구는 한 석도 줄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도 이견 해소검찰개혁 4+1 협의체도 이날 논의를 재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등 검찰 개혁 법안에 대한 이견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은 논의 직후 “오늘은 중요한 합의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여당은 소수 야당이 강력하게 요구한 공수처와 청와대의 직거래 금지 조항 등을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가 공수처에 어떤 형태로든 간섭하거나 지휘하는 걸 줄이고, 이 같은 조항을 향후 경찰에도 동일하게 적용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야당은 공수처가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수 있는, 독립성과 중립성을 갖춘 기구가 되기 위해서는 청와대와의 직거래를 금지하는 조항을 공수처 법안에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다만 검·경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한 이견이 여전한 점은 부담이다. 검찰개혁 4+1 협의체에서는 △검찰의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 폐지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 이양 등의 쟁점을 놓고 일부 정당의 반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우섭/조미현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