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 6개국, 2025년까지 재정·통화 단일화 재추진

2010년 '중동판 유로' 단일 통화 도입하려다 무산
걸프협력회의(GCC·아라비아 반도 6개국으로 구성) 정상은 10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연례 정상회의에서 2025년까지 재정·통화 단일화를 위한 입법을 완료하기로 합의했다. 이들 정상은 회의를 마치고 낸 공동선언문을 통해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그러나 2017년 6월 사우디가 주도한 카타르와 단교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재정·통화 단일화가 원만하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종교, 언어, 혈통뿐 아니라 원유·천연가스에 의존하는 산업 구조와 지정학적으로도 밀접한 GCC 6개국은 유럽연합(EU)과 같은 경제 공동체 완성을 오랫동안 추진했다. 2001년 이들은 2010년을 목표로 통화 단일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그러나 오만이 2006년 단일통화 참여를 위한 경제지표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 무리가 있다며 단일통화권 불참을 선언한 데 이어 2007년에는 쿠웨이트가 달러 연동 페그제를 포기, 동참 여부가 불분명해졌다.

또 2009년 통화 단일화를 위한 중앙은행 유치 문제를 두고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가 마찰을 빚으면서 무산되고 말았다. 그러나 2008년 공동시장을 출범해 이들 6개국 사이에 국가 간 자본의 흐름이 한 나라처럼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고 GCC 회원국 국적자는 6개국에서 이동과 거주, 민간ㆍ공공 부문의 고용이 자유롭게 됐다.

GCC 6개국은 또 군사, 안보적 협력도 강화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이날 정상회의를 주재한 살만 사우디 국왕은 개회사에서 "이란 정권이 안보와 안정을 위협하는 침략적 행위를 계속하는 가운데 지금 중동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협력해야 하는 국면을 지나고 있다"라고 연설했다. 이어 GCC 회원국은 물론 국제사회는 당면한 이란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위협에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