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혜영·백재현 오늘 총선 불출마 선언…'중진 용퇴' 물꼬

5선·3선 중진 함께 오후 2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
총선 앞두고 중진 중 사실상 첫 공식 불출마
더불어민주당 5선 원혜영(경기 부천시 오정구) 의원과 3선 백재현(경기 광명시갑) 의원이 11일 내년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한다.두 의원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정론관에서 합동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를 결심한 배경 등을 밝힐 예정이다.

원 의원은 민주당 원내대표, 민주통합당 초대 당 대표 등을 역임한 여당 중진 의원으로, 내년 총선 불출마 여부를 고민해 왔다.

그는 앞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불출마를 하게 되면 1992년 14대 국회에서 시작한 29년의 정치 활동을 일단 마무리하는 것"이라며 "그다음에는 쉬면서 자원봉사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백 의원 역시 민주당 정책위의장, 경기도당위원장,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낸 중진 의원이다.

백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백 의원이 3선 의원으로 지낸 12년간 한국 정치의 한계를 느껴 국회 혁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불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백 의원은 정론관 기자회견에 앞서 오전 10시에는 광명 지역 사무실에서 시민과 시·도의원들에게 불출마를 알리고 인사하는 시간도 가질 예정이다.
총선을 앞두고 그동안 민주당에서는 정치 개혁 필요성을 강조하며 불출마 뜻을 밝히는 의원들이 연달아 나왔지만 모두 초선 의원들이었다.

초선 이철희(비례대표) 의원을 시작으로 표창원(경기 용인시정)·이용득(비례대표) 의원이 불출마를 공식 발표했다.

공식화하지는 않았으나 서형수(경남 양산시을) 의원과 김성수·제윤경·최운열(이상 비례대표) 의원 등도 내년 총선에 출마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중진 중에는 당내 최다선인 7선의 이해찬 대표가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일찌감치 총선에 나서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고, 현재는 무소속이지만 민주당 원로인 6선의 문희상 국회의장도 불출마를 생각 중이다.

그러나 총선을 앞두고 '쇄신'을 외치며 공식적으로 불출마 선언을 하는 중진 의원은 사실상 원 의원과 백 의원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두 의원의 불출마 '용단'이 민주당 내 '중진 용퇴'의 물꼬를 틀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또 다른 중진 중에는 4선의 강창일 의원이 불출마 가능성을 어느 정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서는 세대교체와 쇄신을 위해 중진들이 자진 불출마 선언으로 후배들에게 길을 터줄 필요가 있다는 기류가 있다.

중진뿐 아니라 오랫동안 당내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이 자리를 비켜줘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히 존재한다.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초선들의 불출마 선언보다 무게감 있는 중진들이 앞장서 용퇴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당내 쇄신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