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기어이…'근무중 와이파이 차단' 보류시켜

현대차, "휴게시간만 접속" 와이파이 제한 이틀 만에 '재 논의'
근무 중 동영상 보겠다고 특근 거부한 노조도 '망신'

현대차 울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근무시간 공장 생산라인의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했던 현대차가 노조 반발에 한 걸음 물러섰다.

현대차 노사에 따르면 11일 울산공장 생산라인 근무자들의 와이파이 접속이 재개됐다. 지난 9일 작업시간 안전사고 우려가 있다며 접속을 제한한 지 이틀 만이다.

현대차 울산공장은 지난 2011년 무선공유기를 설치하며 근무자들이 24시간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는 근무자들이 작업 속도를 임의로 조절하며 여유시간을 확보해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일이 빈번해지자 안전사고가 우려된다며 휴식 시간과 식사 시간에만 와이파이 접속을 허용하겠다고 노조에 통보했다.

현대차는 안전사고 우려만 이유로 들었지만 일각에서는 조립불량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차 생산라인은 자동차 조립 과정에서 맞는 부품을 사용하는지 헤드셋을 통해 안내음을 내보낸다. 하지만 이어폰을 끼고 동영상을 시청하는 근무자가 늘어나며 안내음을 무시한 채 조립을 진행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는 지적이다.

현대차 노조의 와이파이 제한 조치에 노조는 즉각 반발했다. 노조는 울산공장 본관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14일로 예정된 특근을 거부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와이파이 사용 여부는 문제가 아니다. 사측이 일방적으로 단체협약과 노사합의를 깬 것이 핵심"이라며 "이런 식이면 다른 단협도 깨질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가 특근 거부에 나서자 사측은 와이파이 접속제한 조치를 20일까지 유보하기로 했다. 노조도 특근 거부를 철회했다. 노사는 근무시간 와이파이 접속 문제를 별도 논의할 예정이다.

다만 현대차 노사 모두 체면을 구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측은 일방적으로 와이파이 접속을 제한했다가 노조가 반발하자 물러선 모양새가 됐다. 노조는 근무 시간에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를 쓰겠다는 이유로 특근까지 거부하며 집단행동에 나선 꼴이 됐다.

현대차 노조 게시판에는 '주위에서 비웃는다. 조합원인 것이 부끄럽다'는 글도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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