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AI면접 무료사이트 개설…구직자 부담 줄어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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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우 마이다스아이티 창업자올해 채용시장에 ‘인공지능(AI) 역량검사’ 돌풍이 불었다. KT그룹 LS그룹 KB금융그룹 등 국내외 주요 기업 180곳이 AI 역량검사를 앞다퉈 도입했다. 시·공간적 효율성과 채용의 공정성 때문에 AI 역량검사를 도입하는 기업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AI 역량검사를 처음 개발한 기업은 공학기술 소프트웨어(SW) 전문기업인 마이다스아이티다. 마이다스아이티 창업자인 이형우 최고행복책임자(CHO)는 ‘AI 역량검사의 설계자’로 불린다. AI 역량검사 인에어(inAIR)의 철학을 세우고 이를 바탕으로 기획·개발했다.
'AI 면접 개발자'의 조언
이 CHO는 “AI 역량검사는 각 기업 재직자들의 성과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재를 합리적으로 채용할 수 있도록 돕는 도구”라며 “적합한 인재를 선발하기 위한 오랜 고민에 AI를 접목해 나온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초 대표이사직을 정승식 부사장에게 물려주고 인재 채용과 육성 그리고 직원들의 행복을 책임지는 CHO가 됐다. 지난달 21일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마이다스아이티 본사 9층에서 그를 만났다.▷왜 AI 역량검사 솔루션을 개발했나.
“경영은 사람을 키우는 일이다. 사람이 커야 사업도 성장한다. 마이다스아이티는 2000년 설립 이후 좋은 인재를 뽑기 위해 노력했다. 프레젠테이션, 합숙면접 심지어 6개월간의 인턴십까지 도입했다. 채용의 중요성을 고민하던 중 심리학 생물학 뇌신경과학 등 연구논문 500편을 접하면서 채용 역량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사람의 편견을 보완하고 공정한 채용을 할 수 있도록 돕는 AI 역량검사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이것이 인에어다.”
▷기업에서 필요한 역량은 무엇인가.“사람은 근본적으로 성과중심적이다. 고성과를 내는 사람들의 특성을 살펴보면 긍정성 적극성 전략성 성실성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이런 특성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필요한 역량이다.”
▷인에어는 채용 시 어떤 역할을 하나.
“인사의 핵심은 적재적소 배치다. 채용도 마찬가지다. 가령 우수한 인재가 삼성 현대자동차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낼 수 있는 성과는 각각 다르다. 인에어는 우수 인재가 어느 기업에 가장 적합한지를 찾아주는 역할을 한다. 인에어는 이런 기업의 요구에 맞춰 직무와 적성에 맞는 인재를 재배치하는 역할을 한다. 직무적성뿐 아니라 문화적성에 맞는 인재 추천한다.”▷인에어는 어떻게 구성되나.
“인에어는 4단계다. 1단계는 지원자 확인, 2단계는 인성검사, 3단계는 직무적성, 4단계에선 기업문화 부합 여부까지 파악할 수 있다. 4단계의 인재 정확도는 80%에 달한다. 인에어로 볼 수 없는 20%는 대면면접을 통해 확인해야 한다. 정답이 없는 창의력 분야는 AI가 할 수 없기 때문이다.”(마이다스아이티는 2년 전부터 채용 때 AI 역량검사를 도입했다. 매출 1000억원대 기업으로 올 하반기 지원자가 1만2000여 명에 달해 인기가 대기업 뺨칠 정도다. 채용은 서류지원, AI 역량검사, 통합면접 등으로 이뤄졌다. 올 하반기엔 입사지원서의 자기소개서 항목을 폐지했다. 자소서 컨설팅·대필 등으로 지원자의 역량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AI 역량검사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나.“준비해서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면 AI 역량검사가 아니다. 학습을 통해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이다. AI 역량검사는 지원자의 반응을 통해 성향과 역량을 판단하기 때문이다. AI 역량검사 유료 컨설팅을 받을 필요는 없다. 다만 익숙하지 않은 지원자는 좋은 반응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내년에 AI 역량검사 체험 사이트를 개설할 계획이다.”
▷어떤 계획이 있나.
“AI 역량검사의 목적은 인재가 자신의 강점을 잘 발현할 기업을 만나 기업도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향후에는 AI 역량검사 바탕의 사전매칭시스템을 개발해 인력시장의 미스매칭을 해소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 잡매칭 플랫폼 개발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항간에 돌고 있는 증시 상장설은 사실이 아니다.”이 CHO는 학벌이 아니라 일 잘하는 사람이 기업에 들어가 생산성을 높여 사회적 부를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부가 늘면 결과적으로 부의 가치가 떨어져 많은 사람이 부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