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빅데이터 결합한 헬스케어…의료비 부담 확 낮출 것"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의 제언

고령화로 건보재정 악화 가속
맞춤형 건강관리 시스템이 대안
“고령화가 빨라지면서 막대한 의료비 지출이 사회 문제로 떠오를 겁니다. 이에 대비하려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서비스를 통해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환경을 빨리 구축해야 합니다.”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사진)은 11일 현 상황을 “위기이자 기회”라고 진단했다. 1997년 유전체 분석기업인 마크로젠을 창업한 국내 바이오 1세대 기업인인 서 회장은 2009년부터 한국바이오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국내 바이오헬스업계의 원로다.서 회장은 “올해 기준 노인인구가 전체의 14.9%를 차지할 정도로 고령화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며 “건강보험 재정은 머지않아 적자를 낼 텐데 이 문제를 풀려면 의료비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비를 낮출 대안으로 정보기술을 활용한 헬스케어서비스를 꼽았다. 서 회장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유전체 검사 등을 결합한 헬스케어서비스로 건강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필요해진다”며 “바이오헬스산업의 흐름이 제약, 의료기기 등 제조업에서 서비스로 옮겨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이 헬스케어 분야에 경쟁력이 있지만 이대로 가면 기회를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게 서 회장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은 서양의학을 완벽하게 습득했을 뿐 아니라 뛰어난 정보기술, 가장 큰 시장인 아시아에 대한 접근성 등을 갖추고 있다”면서도 “보수적인 의사와 약사, 병원 등의 기득권에 혁신이 가로막혀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다양한 의견을 잘 조율해 산업을 전체적으로 잘 이끌어가야 하는데 잘 못하고 있다”며 “기업이 그것을 기다리고만 있을 수 없어 해외로 나가는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서 회장은 “정부, 기업, 의사, 환자 등 바이오헬스산업의 이해관계자 간 신뢰관계가 쌓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도 2000년대 초에는 유전자 검사가 정확하지 않다는 조사가 나오면서 식품의약국(FDA)이 소비자 의뢰 유전자검사(DTC) 항목을 제한했었다”며 “민관이 잘 소통한 끝에 2017년 일부 항목을 확대 허용하면서 지금까지 1700만 명이 유전자 검사를 받았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