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 최초 제보자 신혜선 "특혜 대출 과정 아는거 없어…민원 알고도 도와주지 않은 文대통령 괘씸"

신한은행 직원 법원에서 위증했다…11일 중앙지검 고소

본인도 기자회견서 법원 증언 뒤집어
"신한은행과 이상호 원장 유착 의심"

우리들병원 이상호 원장의 전처와 회사를 함께 설립했던 신혜선 씨가 11일 오전 서울 강남구 루카빌딩에서 신한은행 박 모 차장 고소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재판에 대해 위증을 주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을 최초 제기한 신혜선 씨가 자가당착에 빠졌다. 이상호 우리들병원 회장이 산업은행에서 특혜로 받았다는 의심이 받고 있는 1400억원 대출 과정에 대해 아는게 없다고 선을 그었기 때문이다.

신 씨는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루카511 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원장이 2012년 산업은행에서 받은 1400억원의 대출 과정을 전혀 알지 못한다”며 “(그 과정에서 현 정권실세가 개입했는지는) 오히려 내가 궁금한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대출이 있었는지 자체를 2년 전 재판 과정을 통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신씨는 이 원장의 전처인 김수경 우리들리조트 회장과 함께 레스토랑 사업을 하면서 2009년 이 사업체 명의로 신한은행으로부터 26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신씨는 본인 소유의 루카511 빌딩을 담보를 제공했고, 이 원장은 연대보증을 섰다.

문제는 2012년 우리들병원의 재무상태가 악화하자 이 원장이 산업은행에서 1400억원가량의 대출을 시도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산은은 신한은행 대출에 이 원장이 섰던 연대 보증을 문제로 삼았고, 기존 채무 부담을 없애는 조건으로 대출을 허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씨는 이 원장이 연대보증을 해지하는 과정에 신한은행이 조직적으로 불법적인 방법을 동원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 씨는 이날 “신한은행 측이 영수증 조작 등 사문서를 위조한 일 때문에 큰 손해를 봤고, 힘든 삶을 살고 있다”며 “내가 서명한 적 없는 영수증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함과 동시에 신한은행 관계자들은 말을 맞춰 허위 진술과 거짓 증언을 내놓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은행 측이 이처럼 무리한 불법행위를 저지르면서까지 사실을 숨기는 것으로 미뤄볼 때 신한금융그룹과 이 원장 사이의 어떤 유착관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이 든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빚을 홀로 떠안게 된 신씨는 이 원장이 보증에서 빠지는 과정에 관여한 신한은행 직원 2명을 사문서위조와 사금융알선 등의 혐의로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이들은 2016년 1월 재판에 넘겨졌지만, 사금융알선 혐의만 유죄로 인정됐다.

법원은 신한은행 직원들이 이 원장을 위해 사문서를 위조했다는 신 씨의 주장이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신한은행이 초우량고객(VIP)고객이었던 신 씨의 이익의 반해 직원들이 범행할 동기를 찾기 어렵다는 것이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신씨가 신한은행 고위직과의 친분을 지점에 알린 상황에서 당시 직원들은 은행원으로서 신 씨의 요구를 만족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며 “대출금 채무인수 또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경매 진행을 막기 위한 것으로 신 씨의 이익을 위하여 이루어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법원이 이미 판단을 끝낸 사안에 대해 다시 언론전을 벌이고 있어 답답하다”며 “신씨가 사업이 어려워지고 건물이 경매에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각종 의혹을 제기하며 은행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씨는 당시 법정 증언을 한 신한은행 김모 차장이 거짓 증언을 했다며 지난 11일 김 씨를 위증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하지만 신씨는 이날 법원에서의 본인의 증언을 뒤집는 발언도 했다. 신 씨는 이 원장의 계좌 상황을 라응찬 전 신한금융그룹 회장에게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신 씨는 이날 “2012년 지금은 서진원 전 신한은행장이 자신의 고문변호사와의 식사자리에서 이 원장의 계좌에 이자 명목으로 2억원 가량이 예치돼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신씨와 소통한 신한금융의 고위 관계자가 라 전 회장이 아니라 2016년 이미 작고해 사실확인이 불가능한 서 행장으로 바뀐 것이다.

신씨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 등 여권 실세들에게 신한은행과의 갈등 상황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2012년 대선 이후 문재인 당시 의원과 천주교 지도자들의 비공개 만남을 주선했다고 밝히면서 “주교님들은 문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억울한 일로 고통받고 있다는 사실을 전달했다”며 “그런데도 현재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대통령이 괘씸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만남은 문 대통령이 야인이던 시절에 이뤄진 것이었고 단순한 환담 자리였다”며 “정치권에 부탁 혹은 청탁을 한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신 씨는 “문 대통령 취임 후 신한금융그룹이 대통령상도 받고, 국가와 연관된 사업에도 참여하는 걸 보면서 너무나도 섭섭했다”며 “이런 부정부패가 많은 은행을 왜 그냥 두는지 모르겠다”고 성토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