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롤러스케이트장 안전관리 미흡…이용자 70% 안전모 착용안해

소비자원 "문체부에 관련 안전기준 마련 요청"

최근 실내 롤러스케이트장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상당수 시설은 안전 관리가 미흡해 사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올해 9월까지 실내 롤러스케이트장 안전사고가 131건 접수됐다.

이 중 대부분인 128건이 미끄러지거나 넘어져 골절 등을 입은 사고였으며 피해자 중 61.8%가 13세 이하였다.

그러나 실내 롤러스케이트장 20곳을 조사한 결과, 8곳에는 안전관리요원이 없어 역주행이나 장난 등 사고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행동에 대한 관리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19개 업소에서는 안전수칙에 대한 안내가 없었고 11곳은 초보자 이용 공간을 별도로 구분하지 않았다.

13곳은 초보자가 넘어지지 않도록 잡아주는 초보자용 장비를 구비하지 않았다.

소화기나 화재경보기가 없는 곳도 각각 4곳이었고 7개 업소에는 비상 조명등이 없었다. 16곳은 피난안내도가 없어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자주 발생하지만, 안전모 등 보호장구 착용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이 실내 롤러스케이트장 이용자 470명을 조사한 결과 69.8%인 328명이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고 51.1%인 240명은 보호장구를 전혀 착용하지 않았다.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용을 제한하는 업소도 없었다.

대부분 실내 롤러스케이트장에서 롤러스케이트, 안전모, 손목보호대·무릎보호대 등 보호장구를 대여하거나 판매하고 있지만, 이들 제품 중 거의 대부분에 법령에 따라 표시해야 하는 어린이제품 안전확인표시나 공급자적합성확인표시 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업소 중 16곳은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거나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아 발생하는 사고는 책임지지 않는다고 공지해 안전사고 발생 책임을 이용자에게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현재 전국에 300여곳 정도로 추산되는 실내 롤러스케이트장에 대해서는 관련 안전 기준 자체가 없다.

실내 롤러스케이트장은 체육시설의 설치·이용에 관한 법률의 체육시설업에 해당하지 않아 등록이나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소비자원은 이런 점을 고려해 문화체육관광부에 실내 롤러스케이트장 안전관리 기준 마련과 안전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