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캉스' 덕에…실적株로 변신하는 서부T&D

빅데이터 이 종목

보유 부동산 가격 1조2369억
시총 2.5배 달하는 전통 자산株
시가총액보다 보유한 자산가치가 커 자산주로 분류됐지만 실적 개선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던 부동산 개발업체 서부T&D가 실적개선주로서의 매력까지 뽐내고 있다. 호텔사업 부문이 급성장하며 실적개선 궤도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부동산 경기 활황으로 보유 중인 부동산 가치까지 오름세라 안정성과 성장성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적 개선 본격화12일 코스닥시장에서 서부T&D는 10원(0.12%) 떨어진 86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서부T&D의 4분기 상승률은 18.87%에 달한다.

호텔사업 부문 성장세로 실적 개선 기대가 극대화된 영향을 받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서부T&D의 내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올해 전망치보다 85.8% 많은 273억원이다.

증권사들이 최근 전망치를 계속 높이면서 1개월 전(195억원)보다 40.0% 늘었다. 순이익은 내년에 68억원으로 올해 전망치(48억원 순손실) 대비 흑자전환할 전망이다. 2016년 이후 4년 만의 흑자전환이다.관광호텔업 부문이 실적 개선을 이끌고 있다. 서울 용산 드래곤시티의 성장세가 뚜렷하다. 이 호텔은 특2급~특1급 호텔 4개로 구성돼 있다. 한국에서 가장 많은 1700개 객실을 운영 중이다.

올 들어 중국관광객 수가 늘고 동시에 ‘호캉스(호텔+바캉스)’가 레저 트렌드로 자리잡은 영향이 컸다. 1~10월 중국인 관광객 누적 수는 500만8775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26.2% 많아졌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 40% 중반이던 평균 객실점유율이 3분기엔 60%대로 올랐다”며 “주말엔 호캉스 영향으로 90% 이상의 객실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실적개선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호캉스 가성비 호텔’로 입소문이 퍼지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자산주 매력도↑

보유 중인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자산주로서의 안정성도 더욱 견고해지고 있다. 서부T&D는 서울드래곤시티 호텔뿐 아니라 2012년부터 운영 중인 인천 스퀘어원과 2024년 11월 완료를 목표로 개발 중인 서울 신정동 첨단물류복합단지를 보유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이 세 부동산의 부동산 추정 가치는 3조5943억원에 달한다. 신정동 개발이 진행 중임을 고려해 해당 부동산에 50% 할인율을 적용하더라도 세 부동산의 총 추정 가치가 2조3154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다.부채 1조785억원을 뺀 부동산 순가치 추정치도 1조2369억원에 이른다. 서부 T&D의 12일 기준 시가총액인 4784억원의 2.58배 수준이다. 자산가치가 큰 자산주들은 증시 불확실성이 커질 때 뛰어난 방어력을 보여주는 경향이 있다.

김재훈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신정동 부지만 놓고 봐도 현재 추정 가치가 2조5000억원을 넘는다”며 “개발 완료 시점이 다가올수록 부동산 가치도 상승해 저평가된 현 주가가 제 가치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 밸류에이션은 신정동 부지 등 자산가치를 보수적으로 산정한 것이라 시간이 지날수록 높은 프리미엄을 인정받을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분석이다. 이상헌 연구원은 “향후 자산가치를 따져봤을 때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 주가/주당순자산)은 0.7배로 저평가 상태”라고 설명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