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또 총선…1년새 세 번째

이스라엘이 내년 초 세 번째 총선을 치를 전망이다. 올해 4월과 9월 두 차례 총선을 열었지만 매번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해서다. 12개월 내 총선을 세 번씩 치르는 것은 이스라엘 사상 처음이다.
12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 의회가 차기 연정을 구성할 총리 후보를 결정할 시한이 이날 자정 종료됐다. 이스라엘 의회는 내년 3월2일 조기총선을 치르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고 자체 해산을 선언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1일부터 21일간 국회의원 120명 모두에 연정 구성권이 있었으나 아무도 연정 설립에 성공하지 못했다. 앞서 기존 여당 리쿠드당과 제1 야당 청백당도 각각 연정을 구성하려다 실패했다. 양대 진영 의석 확보율이 거의 동률이라서다. 지난 9월 총선 결과 리쿠드당 등 우파 진영은 55석을, 청백당을 비롯한 중도 좌파 진영은 54석을 각각 차지했다. 이스라엘은 총선 득표율에 관계없이 기간 내 의회 의원 61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해 연정을 구성한 이가 총리가 된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들은 이스라엘 정국 교착 상태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세번째 총선 결과도 별다르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다음 총선에서도 리쿠드당과 청백당 모두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나타났다. 내각을 꾸리기 위해 각 주요 당이 소수정당과 연합을 해야한다는 얘기다. 이스라엘은 1948년 건국 이래 어느 한 정당이 총선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적이 없다.
<<<<삭제무방 이스라엘 주요 정당 간 연정 협력도 요원한 분위기다. 일단 청백당은 종교 정당과는 손잡지 않기로 했다. 또 부패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당수인 한 리쿠드당과는 손을 잡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9월 총선에서 8석을 확보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가진 이스라엘 베이테누당은 청백당과 리쿠드당이 함께하는 대연정에만 참여하기로 했다. 리쿠드당은 극단주의 종교정당과 함께하다보니 아랍계 정당 등과 협력이 어렵다. 리쿠드당은 오는 26일 당 대표 경선을 치른다. >>>>>>>>
이스라엘은 잇단 연정 실패로 국정이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당장 내년 예산안도 통과되지 않은 채 의회가 해산됐다. 이스라엘 제조사협회는 1년 새 총선을 세 차례 치르면서 일어난 경제적 손실이 총 120억셰켈(4조1187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미국 CNBC는 “정국 교착 상태로 인해 이스라엘이 지불해야 하는 경제적 비용이 엄청날 것”이라며 “정부는 수개월간 감축에 나설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