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 현금 확보 나선 포스코, 대규모 글로벌본드 발행

내년 1월말 최대 15억弗 조달
경기침체 대비…선제적 자금확보
포스코가 최대 15억달러(약 1조7900억원) 규모 글로벌본드 발행에 나선다. 2조5000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공격적으로 현금을 끌어모으기 위한 시동을 걸고 있다. 경기침체에 대비해 중장기 자금을 선제적으로 쌓아두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이르면 내년 1월 말 10억~15억달러 규모 글로벌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발행한 채권 중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포스코는 최근 해외시장에서 채권 발행을 위한 로드쇼를 마치고 본격적인 발행 준비에 들어갔다. 글로벌본드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돼 유통되는 채권이다.
포스코는 올 들어 적극적으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올해 국내에서 1조5000억원, 해외에서 10억달러(약 1조1900억원) 규모 채권을 발행해 약 2조7000억원을 확보했다. 창사 이후 최대 규모다. 작년 직접 금융시장에서 마련한 전체 자금(1조970억원)보다 1조6000억원가량 많다.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투자용 실탄 조달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경기 하강에 대비해 분주하게 유동성을 모으고 있다는 평가다. 고용, 소비, 수출, 투자 등 주요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분쟁, 한·일 무역마찰, 홍콩 사태 등 글로벌 무역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내년에도 한국 기업들이 쉽지 않은 경영환경에 놓일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모건스탠리(1.8%), 스탠더드앤드푸어스(1.8%), 골드만삭스(1.9%) 등 해외 주요 기관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 성장률도 2% 초반이라는 전망이 많다.

비관적인 경기 전망으로 금리가 크게 떨어지면서 기업은 계획보다 많은 금액을 선제적으로 조달하고 있다. 포스코 역시 내년 10월 만기가 오는 차입금 상환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난 10월 1조원어치 원화채권을 발행하는 등 평소보다 자금조달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기업들의 이 같은 재무전략 변화로 올해 1~10월 일반 회사채 발행금액(43조4242억원)은 연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35조6590억원)를 이미 넘어섰다.

포스코 관계자는 “글로벌본드 발행을 검토 중이긴 하나 금액,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