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에 개인회생·파산사건 대리 허용' 법 개정안에…자중지란 빠진 대한변협

속기록에 '변협이 반대의견 철회'
일부 변호사 "李 협회장 탄핵을"
李 협회장 "의사소통 과정서 착오"
법무사에게 개인회생과 파산사건 대리를 허용하는 내용의 법무사법 개정안 통과를 앞두고 변호사업계가 자중지란에 빠졌다. 개정안을 앞장서 막아야 할 대한변호사협회의 이찬희 회장이 최근 “개정안에 대한 반대 의견을 철회한다”는 말을 했다는 국회 속기록이 공개되면서다. 젊은 변호사 사이에선 “집행부가 회원 모르게 법무사법 개정안에 합의한 것 아니냐”며 “이 회장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에서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변협도 (법무사법 개정안) 수정안을 이렇게 하는 것에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은재 자유한국당 의원이 “제가 받은 내용은 대한변협에서는 반대의견을 철회하겠다는 것”이라고 하자, 송 의원이 “예, 철회하겠다고 합니다”고 재차 답했다. 법무사법 개정안은 이날 소위를 통과해 현재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속기록이 공개되자 변호사 사이에선 ‘배신감이 든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정욱 변호사는 “원래 변호사만 할 수 있었던 개인회생과 파산사건 대리를 법무사에게도 허용하면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청년 변호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회원들에게서 이 회장 탄핵 발의안을 내야 한다는 요청도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법무사법 개정안 반대 의견을 철회한 적은 양심을 걸고 결코 없다”며 “의사소통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대한법무사협회 측과 협의해 상생안을 마련해볼 테니 당장 소위에서 통과시켜주지 말아달라고 한 것이며, 만약 상생안이 나오면 반대의견을 철회하겠다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박상수 변협 감사는 “감사를 통해 이 사안을 면밀히 따져보겠다”고 밝혔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